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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여행]D+0~1, 호주 워홀 끝, 헬로 발리 본문

2016 발리, 길리, 태국

[발리여행]D+0~1, 호주 워홀 끝, 헬로 발리

일디즈 Yildiz 2016. 6. 1. 01:56

​(2016년 5월 30일 월요일, Perth to Kuta, Bali 31일 화요일 Kuta, Bali)

#아임 인 발리, 롸잇 나우.

5월 30일과 5월 31일 둘 중 날짜를 뭐라 꼭 집어 쓰기 애매한 시간에 도착한 발리. 내 생애 첫 발리 여행이다. 한국에선 신혼여행지로만 생각했던 곳인데 호주 퍼스에 있다보니 이번 기회에 안 가면 아쉬울 것 같았다. 마땅히 할 일도, 얽매일 것 없는 자유로운 신분이라 여행 기간을 한 달로 잡았다. 30일을 다 채우진 않는 28일 기간이다.

여행하거나 어딘가 이동을 할때 메모를 곧잘하는 성격인데 이젠 많이 지친건지 게을러진건지... 귀찮다. 게다가 사진 찍는 것조차 귀찮아져서 남자친구 사진을 빌려쓰는 지경에 이르렀다. 남자친구는 새롭게 블로그를 쓰기 시작해서 더 이상 내게 사진을 빌려주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내가 어제 오늘 찍은 사진이 얼마 없어서 남친이 안타까웠는지 몇 장 적선해주었다. 남친님 천사 인증)

블로그에 글을 쓰고 공개하는 것을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성격이다. 그래서 가뭄에 콩나듯 업로드를 하곤 했는데 이번 발리 여행은 그때그때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그래서 글에 깊이도 별로 없을 것이지만 즉흥적인 맛은 있을 것 같다.

(퍼스의 마지막 식사를 공항에 있는 돔 까페에서 하려 했지만, 예전에 돔이 있던 자리에는 듀티 프리몰이 있었다. 또르륵... 그래서 다른 까페에서 대충 요기를 했다. )

아, 맞다. 호주 워홀 생활을 마쳤다. 퍼스 공항 출국 심사대에서 호주 아저씨가 내게 했던 "Bye"라는 말이 호주가 내게 보내는 작별인사처럼 들렸다.

호주 워홀 끝, 여행 시이작. 이런 문장을 쓰고 나서도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호주 워홀 일기를 쓰다 말아서 그런가..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는 퍼스 야경이 예뻤다. 퍼스에게 선물을 받은 기분이 들었다. 마음이 섭섭하면서도 한편으론 홀가분했다가...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 들었다.)


#웰컴 투 더 카나 호텔

발리 공항에 도착해서 입국 심사를 마치고 짐을 찾아 세관신고대를 통과해야했는데 쉽지 않았다. 5분 전 밀물처럼 빠져나간 중국 단체관광객들로 병목현상이 일어난 상태였다.


면세품 신고할 게 없는데 이게 뭐... 뒤늦게 직원이 2명 더 와서 터무니없는 상황이 해결되었다.

국제선 입국장 안과 밖은 사람들로 북적북적. 이 늦은 시간에 많은 관광객과 게스트를 애타게 찾고 있는 여행사 직원들과 택시기사 아저씨들로 문전성시였다... 그들 사이사이를 지나 국내선 공항으로 향했다.

씨티은행 atm을 찾아야했다. 노란색 표지판을 따라가는 국내선 공항으로 가는 길은 나와 남친 둘만의 전용도로 같은 기분을 들게 했다. 10분 정도 걸었을까. 국내선 출국장 입구까지 갔더니 경비원이 씨티은행 atm은 입국장 앞에 있을 거라 한다. 그래서 다시 중간 지점까지 되돌아 갔다. 보통 atm 기계가 공항 건물 안에 있을 것 같은데... 씨티은행 기계와 다른 은행 atm 기계들이 입국장 길 건너에 한데 모여있었다.

호주에서 시티은행 계좌를 오픈했었어서 복잡하게 한국 돈을 미화로- 인도네시아 돈으로 복수환전할 필요가 없었다. 호주 달러를 바로 인도네시아 돈으로! 게다가 수수료도 없으니 좋다.

인도네시아 루피를 두둑히 지갑에 챙겼으니 이젠 숙소로 갈 시간. 국제선 입국장엔 외국인 관광객들이 몇 백명은 있는데 국내선 입국장은 현지 사람들이 더 많았다. 그들에겐 우리가 레어템이었다.

발리 공항에서 시내로 갈 때 가격이 비싼 편이라는 걸 일찍이 알고 있었다. 숙소에서 따로 픽업을 요청하면 그건 더 비쌌다. 보통 150,000루피, 한화로 약 15,000원이다. (정확히 10,000루피가 한화 1000원은 아니지만 편한 계산을 위해서) 미터택시로 가면 4,000원 정도면 충분한 거리를 비싸게 돈을 받는 것이다.

우리가 처음 흥정을 시도한 택시 아재는 첫 가격으로 100,000루피를 불렀다. 오홍, 그럴 줄 알았다. 남친은 바로 50,000으로 깎았다. 그러니 아재는 두말 않고 오케이!

승낙하지 않았으면 바로 옆에 붙어 있던 다른 기사가 우리를 태웠을 거다. 그들이 흥정할만한 관광객은 그 자리에 우리뿐이었다. 앞서 가던 커플은 쌩깐 채로 어디론가 분주히 갔고...

아저씨는 우리가 가려는 호텔을 몰랐지만 그래도 잘 찾아가 주었다. 새벽이고 초행길이라 뭐가 뭔지 몰랐지만 가이드북에서 익혀온 유명한 쇼핑몰과 워터밤을 지나쳐 드디어 더 카나 호텔에 도착했다.

웰컴 쥬스인 파인애플 쥬스를 로비에서 원샷 하고 배정된 방으로 왔다. 노곤했던 여정을 풀기 위해 배낭을 해체하던 중...

나를 반기는 건 맨소래담 냄새.. 아니 설마.

맨소래담 뚜껑이 열려서 약을 담아둔 에코백이 엉망이 되었다. 다행이 맨소래담이 많이 안남았었으니... 대형참사까진 아니었다. 긴 타올, 속옷 몇 개에 맨소래담이 묻어서 빨아야했다. 숙소에 오자마자 빨랫감이 늘어났다. 억울했다. ​이걸 남친 가방에 넣었어야했는데. 괜히 내가 챙겼다. 선크림, 에센스 같은 것들은 이동 중에 샐까봐 봉지에 꽁꽁 싸맸었는데. 맨소래담은 생각지도 못했다. 다음번에는 맨소래담을 꼭 지퍼백에 넣어서 이동해야겠다.


#1년 만의 스타벅스

맨소래담 소동 후 씻고 누우니 새벽 3시가 다 되었다. 조식이 10시 반까지라서 8시 반 알람을 맞추고 잠이 들었다. 푹 자고 일어나 1층으로 내려가서는 1시간 동안 천천히 뷔페식 조식을 먹었다. 엄청 맛있진 않았지만 맛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남친이나 나나 아직 피곤 덜 풀린 기분이 들어서 오늘 서핑은 무리일 것 같았다. 우선 꾸따 중심가에 있는 스타벅스에 가서 뭘 할지 생각해보기로 했다.

이로써 1년 만에 가보는 스타벅스! 서호주에 가장 큰 도시가 퍼스인데 스타벅스가 없다. 정말로. 글로리아 진스는 있지만 아무래도 내 입맛이나 남친 입맛엔 스타벅스가 더 맞다. 남친은 자바칩 프라푸치노를, 나는 돌체 라떼를 시켰다.

그렇게 고대하던 스타벅스 나들이였는데 가격에 놀라서 사먹기를 5초 고민했었다. 가격이 한국 가격이다. 현지 물가에 비하면 정말 비쌈... 헝.

(1.5리터 물이 400원, 돌체라떼 6100원. 아직 다른 카페를 시도하지 않았으나 가이드북을 참고하면 커피가격이 2000-3000원 정도 하는 것 같다. 그에 비하면 스타벅스 가격은... 후덜덜...)

아, 스타벅스까지 우리 둘은 걸어갔다. 호텔의 무료 셔틀버스가 11시, 4시에 있는데 11시 버스는 이미 떠나버렸다. 그래서 무작정 호텔에서 나와 걷기 시작했다. 어쩌다보니 택시를 타지 않고 걸어서 디스커버리몰까지 걸었다. 길을 헤매기도 하고 복잡한 길을 건너기도 하고... 오랜만에 뚜벅이 여행자로 돌아와서 조금 불편했지만 즐거웠다. 거리의 소소한 것들로 눈이 즐거웠다. 오래된 돌담과 푸른색 식물을 보는 즐거움, 현지인들이 사는 골목을 탐험하는 새로움. 호주에서 느껴보지 못했던 감각들이 살아나는 기분이었다.

사실 발리가 동남아의 태국과 라오스랑 비슷해보이는 풍경들이 많았다. 그래서 엄청 새로운 세계로 다가오지 않았어서 사진을 많이 찍지 않았다. 내가 디카 충전기만 잃어버리지 않았더라면... 디카로 막 찍고 싶은 장면들이 몇몇개 있었는데 그때마다 난 아이폰4의 존재는 잊고 아이폰5를 갖고 있는 남친에게 사진 찍기를 종용했다.

그래서 얻게 된 사진...

(진한 분홍색 꽃잎과 이끼가 낀 돌담이 예뻤다.)

(꾸따 비치 입구에 세워진 대문(?!))

(비치워크 쇼핑몰 가는 길에 찍은 하드 락 까페, 거리의 마차)

(선뜻 들어가기 겁나는 꾸따의 바다. 파도가 아주 그냥... 보는 건 좋은데 실제로 서핑하면 나 같은 초짜는 물 먹기 딱 좋은 곳.. )

(비치워크 쇼핑몰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먹으려 했지만 딱히 땡기지 않아서... 대충 눈 구경만 하고 밖으로 나왔다)


#앵그리 치킨을 먹다

발리 꾸따에서의 첫 날.
막상 뭘 먹어야할지 선뜻 내키지 않아서 남친과 나는 이만 숙소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이드북을 펼쳐보면 이곳저곳 추천하는 곳이 많지만 찾아가기 귀찮음에 포기했다. 대신에 숙소 근처에 있는 앵그리 치킨에서 후라이드 반, 양념 반 치킨을 시켜먹기로 정했다.

가이드북에 나온 대로 영업시작 시간 5시에 맞춰 전화를 걸었지만 뭐가 잘못 됐는지 연결이 안 되었다. 구글맵에 검색해보니 호텔에서 도보로120m 거리에 있다.

그래서 찾아가보았다.

오늘 꾸따에서 본 로터리 중에 가장 큰 로터리. 가운데 동상의 디테일이 멋졌다. 사진은 대충대충 by iphone4

로터리를 바라보는 위치에 앵그리치킨과 비빔밥 간판 발견!
문을 열고 들어가니 직원과 한국어로 된 메뉴판이 우리를 반겼다.

(여러가지 소품으로 안 꾸민 듯, 꾸민 앵그리 치킨 내부. 맨 뒤쪽 벽에는 이곳을 다녀간 연예인들의 싸인이 있었다. 그중에 제일 인상 깊었던 인물은 맹기용... 맹모닝... 맹꽁치-냉장고를 부탁해 프로그램에서 비린내 나는 꽁치 요리를 선보여 논란이 일어남. 결국엔 하차했음- 그의 싸인을 발리에서 볼 줄이야. )

(치킨 들고 숙소로 가는 중- 더 카나 호텔 리셉션은 이 길을 지나야 나온다)

(중저가 호텔로 괜찮은 편. 직원들 서비스가 좋고, 투숙객이 적당히 오고 가는 것 같다. 조식은 적당한 듯.. 다만 꾸따 중심지에서는 좀 멀다. 대신 조용하다. 엄청 조용하다. 숙면하고 쉬기에는 좋은 것 같다.)

(호텔에서 교통 서비스를 이용하면 가격이.. 많이 비싸다. 우리가 50,000루피아로 공항에서 더 카나 호텔에 왔음을 떠올리면 공항 픽업비 190,000루피아는 거의 4배 가격임)

방으로 들어와서 앵그리 치킨 인증샷! 케쳡, 마요네즈 소스 양배추 샐러드와 절인 무!

(양념반 후라이드반 -샐러드, 무 포함 125,000루피아)


​후다닥 사진을 찍고 먹기 시작. 너무 배고팠어서 허겁지겁 먹었더랬다. 맛은 기대에 비해 별로였다. 닭 양은 좀 적었다. 맛이 아예 없는 건 아닌데, 혼자 미리 너무 큰 기대를 했던 탓이었다. 오랜만에 맛보는 절인 무는 감탄을 하며 먹었다.

​수영을 하고 싶어했던 남친을 위해 호텔에 있는 풀장에서 같이 물장구 치며 놀다가 방으로 오니 배가 금세 고파졌다.

씻고 밖으로 나가 뭔가 먹을까 싶었지만 귀찮고 또 피곤했다. 뭘 먹는 대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많이 먹기로 했다. 내일은 1시간 반을 앉아서 천천히 먹어야겠다.


#내일은 사누르Sanur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었지만... 꾸따는 남친과 나의 스타일에 맞지 않는 곳이었다. 디스커버리 쇼핑몰에서 나와서 뽀삐스 골목을 한번 지나왔는데... 길이 너무 좁고, 간간히 인도로 올라와 지나가는 오토바이 피하랴, 이것저것 구경하랴 바빴다.

뭐... 모든 걸 다 본 건 아니지만.. 어차피 발리를 떠날 때 다시 와야 하는 꾸따Kuta이니까.

아쉬움 없이 다음 여행지로 떠나기로 한다. 그래서 내일은 사누르Sanur로 간다.

요가하고 싶은 곳과 갈비탕을 먹고 싶은 곳이 있다. 은근 기대를 하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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