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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earching for

Sleepless nights in Mumbai

Yildiz 2014. 3. 25. 01:59




@Calcutta, India, 2013




<2014년 3월 20일 뭄바이에서의 일기>

함피에서 혹은 어딘가에서 발바닥에 베드버그(빈대)에 4방 물렸던 나는,

함피에서 있던 시간이 그리 즐겁지만은 않았었다.
너무 힘든 일이다. 더운 날씨에 베드버그의 흔적들은 더 큰 고통을 가져온다.

아람볼에 와서는 매일 바다에 가서 수영을 하고 자주 샤워를 해서인지
'내가 벌레 때문에 괴로워했었나?' 싶을 정도로 전에 있었던 고통과 괴로움이 모두 잊혀졌었다.

하지만 그런 평화로움은 또 며칠이 가지 않았다.

베드버그가 어디에 숨어 있는 건지는 모르겠다.

뭄바이에 도착한 후, 오후에 되어서부터 팔뚝에 물린 몇 개의 흔적들이
뜨겁게 열기를 뿜기 시작했다. 연고를 바르긴 했지만 별 효과는 가져오지 못했다.
최대한 긁지 않으려고 노력했건만 그 수고는 헛수고로 되돌아갔다. 진물이 나오고 피가 나오고 그 위에 영광의 딱지가 얹힌다.

고아에서 뭄바이까지 이동하는 버스에서 제대로 푹, 마음놓고 자지 못했던 탓에 피곤한 처지였다.
거기다 통근열차를 타고 1시간 정도 떨어진 곳으로 치과를 찾아가고, 길거리를 돌아다닌 탓에 많이 지쳤던 것도 같다.

저녁에 일찍 잠이 들었지만 잠든 와중에 간지러운 것을 참지 못하고 긁다가 잠이 깼다.
잠이 안 온다고해야하는 건지, 잠을 자기 싫다고 해야하는 건지.

숙소에서 와이파이를 쓰지 못하는 상태에서 딱히 할게 없어 앵그리 버드 게임을 하다 지친 나는
그사이 화장실에 두번이나 다녀오고, 손수건에 물도 두 번이나 적셨다. 흔적들 위에 먼저 물파스를 흠뻑 바르고 손수건을 동여매고 있다보면 쌔한 기분이 든다.
이것도 몇번 하다보니 오묘한 냄새에 어느새 배가 꼬르륵 고파와지긴 하다.

벌레 때문에 쉬이 잠 못드는 여행의 나날이 어디 하루 이틀이었나.

두 팔에 사정없이 베드버그에 물려 고생했던 라오스에서의 밤들과
비싼 도미토리에서, 하필이면 내 침대에서 만나야만 했던 스웨덴 스톡홀룸에서의 밤들.
그리고 여름내내 꼬박 괴로워야했던 터키에서의 괴로움.

제주도 민박집에서 벌레를 옮겨와 사흘 내내 밤새 잠을 잘 못 이루어서 괴로워해야했던 여름날들.

돌이켜보면 그 괴로운 밤들의 기억은 있지만
고통에 대한 감각의 기억은 다시 똑같이 살아낼 수 없으니 불행 중 다행인 것 같다.

그렇게 괴로워했던 날들을 통과하여 결국은 내가 내린 결론은

"벌레에 물려 고생을 하더라도, 그래도 여행은 가시라- " 였기 때문에

다른 도시들에서 지새운
뜨거운 밤의 시간들이

하나의 추억이되고,
기억할 거리가 된다는 것.
그리고 오늘의 잠못드는 이 밤의 시간들도 흘러가게 마련이고,
고통없이 꿀잠을 잘 수 있는 밤이 올 것이라는 것을 기대를 해보게 된다.

후덥지근한 방의 높은 천정에서 사그락 달그락 돌아가는 팬 소리가 거슬리는 것도 익숙해진 지금.

뭐라도 해야겠어 두서없이 자판기를 두들기는 잠못이루는 밤이지만
이 밤, 이렇게 글을 쓸 수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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