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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마음으로 이해하기

전주 향교에서

Yildiz 2013. 7. 8. 22:11

 

난 새로운 곳에 여행을 가게 되면,

아무리 몸이 지쳤다 한들, 꼭 이른 아침에 눈이 떠지게 된다.

 

처음 와본 이곳의 아침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서일까?

호기심에 깊은 잠을 못 이루는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영국에 갔을 때도, 긴 비행여정과 숙소 못 찾아서 길바닥에서 허비한 서너시간이 무색하게 여겨질 정도로.

다음날 아침 직원이 호스텔 문을 열기도 전에 일어나서 카메라 가방을 주섬주섬 챙겨 밖에 나와 돌아다닌 적이 있다.

 

물론, 내가 체력이 되는 여자는 아니다.

다만 피곤에 점점 쩔어가는 모습에도 불구하고,

낯선 도시에서 맞는 첫 아침에 대한 유혹은

새벽잠과 바꿀 만큼 훌륭한 것이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전주 1박 2일 출사 -

새벽 3시무렵에 잠들었었나.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어쩌고 저쩌고 사진 찍겠다는 것은 개뿔.

술자리는 대략 5시에 마쳤고, 난 일찍 잠자리에 들어 뒤척이다가 겨우 잠이 들었었다.

 

6시에 일어나서 일출을 보는 것은 무리였고,

한 8~9시 사이에 밖으로 나왔던 것 같다. 민박집이 향교와 2분 거리라서 금방 왔다.

 

좀 더 이른 새벽에 오고 싶었던 향교인데,

그래도 아침인지라 나 말고 눈에 띄는 사람은 없었다.

 

어제 낮에 향교에 도착했을 때는 결혼식에, 관광객들에 굉장히 분주하고 사람 가득찬 곳이었는데

아침에 다시 찾아온 향교의 모습은 정말 고요하다.

 

내 발소리가 방 안으로 들릴까봐

사뿐사뿐 걸어다니면서

어제 사진 찍고 싶었던 자리를 찾아왔다.

 

 

 

 

 

 

드라마 속 커플이 앉아서 수다 떨만한 명당 자리랄까.

낮 동안 굉장히 인기 있는 의자인데, 지금은 오로지 내 차지라서 좋아 어쩔줄 몰라하였지만...

 

이 의자에 앉아있는 내 모습을 찍어줄 사람도 없고

삼각대도 없고 하여,

그냥 풍경만 찍었다....

 

 

 

향교 안 쪽에는 300년인가 500년인가 된 은행나무가 있다.

 

 

 

주말엔 결혼식장으로도 쓰이고,

지역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주말 학교도 열린다.

 

 

5월의 푸르름과 새벽의 맑은 공기가 내 몸 안으로 다 퍼지는 듯한 상쾌한 기분과

과거로부터 내력 있는 이 장소에 내가 와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면서도 뭔가 아득해지는 기분이 든다.

 

분주한 시간을 피해 모처럼 조용한 아침을 맞이해서 일까?

마음이 즐거워져서 내 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렇지만... 찍어줄 사람도 없고 삼각대도 없고 하여.

8초 밖에 안되는 타이머 기능 맞춰놓고 재빨리 자리 잡기.

 

영화속 장면처럼 뒷모습 사진을 남기기엔 아직 내가 역부족이다...

하지만 계속해서 시도는 해봐야지. ; )

 

 

바쁘다- 바쁘다- 고 '말' 로만 하지 말고,

이렇게 잠시 짬을 내어 여행을 하는게 꼭 필요한 것 같다.

 

정말 바쁠수록 자신을 돌아볼 시간 조차 없다고 여기기 쉬우니

'정말' 바쁜 와중에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꼭 만들어야 한다.

 

찌든 일상 속에선 늘 출근하기만 바빠 소홀하기 쉬운 하루의 시작을

낯선 곳에서 낯설게-

혹은 반갑게 맞이해보는 것도

 

일상을 더 잘 살아내기 위해 자신에게 줄 수 있는 선물인 것 같다.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기.

잊지 않고, 꼭.

 

 

-2013년 5월 12일, 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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