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힘내자, 청춘!

6000원짜리 칼국수 본문

소소한 일상/수다쟁이

6000원짜리 칼국수

Yildiz 2010. 6. 22. 04:01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책을 열심히 읽으니

살아있음을 느꼈다. (일요일 일기 -ㅅ- ;;)

 

책에 둘러 쌓여있다는 건

꽤 근사한 압박감을 주는 것 같다.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고 하루 종일 책만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뭘까.

 

점심때를 놓쳐 오후 3시 무렵 도서관 근처 식당 탐방에 나섰으나

현금을 챙겨 오지 않은 탓에 간단하게 군것질거리를 사먹기가 좀 거시기하다.
내가 갖고 있는 결재수단은 only 체크카드. 그렇다고 주말에 카드기에서 돈 뽑아 수수료 떼기는 아깝고...

(체크카드 결재시 가게에서 얻는 수입은 원래 가격의 90%. 카드사에 수수료 10%가 떼인다.
내가 2000원짜리 떡볶이를 먹고 체크카드로 결재하면 가게 주인이 얻는 수입은 1800원. 
주인장에게 미안한 일 아닌가? 사실 다국적 기업 가게에선 별 거리낌없이 체크카드를 사용한다.
대규모상점보다 소규모상점 생계가 더 소중하니까. 나름 본인의 관점... 쩝;ㅅ ;)

여기저기 돌아다닌 끝에

칼국수집 발견.

점심 한 끼 간단히 먹기에는 부담되는 가격 6천원이지만,
여기서는 체크카드 써도 괜찮겠다 싶은 가격대인 것 같고,
오랜만에 칼국수집 탐방이라 맛도 궁금하다. 

그래서 자리를 잡고 앉는데,  

혼자 왔냐는 아주머니의 대답에 아무렇지 않게

"네." 했다.

 

내가 시킨 칼국수가 나왔을 때,

다른 테이블에 있던 손님이(나와 비슷한 시간에 와서 음식 나오기를 기다린)

 

"저 아가씨 놀랜다." 막 이런다.

예상했던 반응이었나보다.

 

양푼 냉면도 아니고, 양푼 칼국수라 해야하나...

가격이 왜 비싼가 했더니,

내가 태어나서 이제까지 먹어본 칼국수 중에

바지락이 엄청 들어가 있고,

큰 그릇에 나오는 칼국수였던 것.

 

그릇 하나는 바지락 껍데기 버리는 용도.

나머지 하나는 칼국수 덜어먹는 용도.

왜 아주머니가 혼자 왔는데 그릇을 두 개나 주나 싶었다. 다 이유가 있었던 거다. 

다른 테이블에 있는 가족은 6명이서 칼국수 3개, 만두 2그릇 시켜 먹고 있다.
누군가 먼저 칼국수를 먹고 있는 걸 봤다면, 칼국수 대신 냉면을 먹었을텐데...
 
혼자 열심히 먹고 있는데,

3시 넘었음에도 손님들이 들어온다.

모두 가족단위 손님이다.

 

여자 혼자 2인분정도의 칼국수(여자 기준의 식사량). 
끝이 보일 것 같지 않은 바지락과 
약간 간이 들어가 짭짤한 국수를 다 해치우고...

씩씩하게(?) 걸어나왔다.
다시는 이 곳에 혼자 오지 않으리.. 다짐하며. =ㅅ =ㅋ

'소소한 일상 > 수다쟁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질투는 나의 힘?!  (2) 2010.07.22
살아있는 것에 대한 연민  (6) 2010.06.27
아낌없이 주기  (0) 2010.06.08
게으른 주인장의 탐구생활  (3) 2010.04.01
구두가 싫다.  (0) 2010.03.15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