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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매일 같이 빼곡한 숲에서 숨을 죽여 숨을 쉬고 매일 같이 나를 찾는 이 기약 없지만 매일 같이 찾아오는 오후 나를 비추는 한 줌의 햇살. 무거운 숲에서 나를 살게 하는 바로 희망. -2011년 12월 겨울, 인천 배다리
"우리가 알고 지낸지 벌써 7년이나 됐냐?" 대학교 동기인 그녀. 나와 비슷한 점도 있고, 다른점도 있고. 처음엔 다른점이 더 많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한번은 까페에서 무슨 얘기를 하다가 서로 마주보면서 호탕하게- 정말 말 그대로 호탕하게 걸걸하게 웃으면서, 그때 생각했지. 우리, 좀 많이 닮았다. 그래서 우리가 가끔 만나는 걸 잊지 않나보다. 알고 보면 터프하고 얼핏보면 귀여운 그녀. 맛있는 커피를 마시러 추운 바람을 뚫고 도착한 까페에서 추욱 늘어져 수다를 떨면서. 7년만에 너의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했어. 내가 찍은 사진이지만, 감탄했다! 이 좋은 기분을 말로 다 표현 못하지. 암. 난 이 사진이 너무 좋아. 이 사람이 너 맞냐고? 너 맞아. = )
순천행 기차에서 제대로 눈도 못 붙인 채 새벽을 지새우고 도착한 선암사 백련암. 잠시 눈을 붙였다가 방 안으로 드는 빛에 잠이 깨었다. 풀잎사귀마다 이슬은 햇빛에 반짝이고. 비몽사몽간에 마루에 앉아 아침 햇살을 고스란히 받는 채 눈을 감는다. 이윽고 해는 구름 사이로 자취를 감추었지만. 아. 이 평화로운 아침. 매일 같이 주어지는 이 귀한 시간들을 난 왜 그리 서둘러 보냈었나. -2011년 7월, 선암사, 전남 순천
그동안 한번도 지나가보지 않은 골목길을 따라 바다를 보러 가기로 마음 먹고 발 닿는 대로 걸어가던 중 찍은 사진들. 전 날이 어버이날이였는지라, 생선 가게에 걸린 카네이션 바구니가 한눈에 들어왔다. 이 골목을 따라 가면 무엇이 있을까? 누군가의 어린 시절이 깃들어있을 골목길. 이미 폐허가 되어버린 공터, 지금도 부산스런 소리를 만들어내며 자기 자리를 살아내는 세간살이가 왜 이리도 정겨운지. 왜 이리도 아쉬운지. 누군가의 역사가 서려 있는 골목길을 걸으며 당신들의 과거와 나의 과거를 위로하였다. -2011년 5월, 전남 목포, 비온 뒤 흐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