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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소소한 일상/수다쟁이 (95)
힘내자, 청춘!
겸사겸사, 계획하게 된 부산여행. 원래 목적은 사진전 방문이지만, 어쩌다보니 점차 여행에 더 무게를 두게 되었다. (6/2 토) 내가 태어나서 부산 땅을 밟아본 건 딱 2번. 대학생 때 와봤었는데, 그때 서면에 가보고, 어느 극장에서 영화 '웰컴 투 동막골' 을 옆 사람이 조잘대는 스포일러를 들으며 봤던 기억과 광안리 바이킹을 타며 봤던 끝내주는 경치 그리고 국토대장정의 마지막 종착지로서 뭔가 아련히 남아있는 기억들. 얼마 안 되는 추억이지만, 멀게만 느껴졌던 부산을 오랜만에 방문하게 됐다. 새벽 일찍 무궁화호를 타고 정오가 되기 전에 부산역에 도착. 제일 먼저 향한 곳은 광복동 먹자골목에 있는 할매가야밀면집. 먼저 다녀온 친구가 찍은 밀면 사진을 보고 혼자 침 흘렸었는데, 드디어 방문하게 되었다. 맛집..
2달 전에 미리 공연 같이 갈 사람! 하고 광고를 했지만, 막상 오려했던 이는 못 오고 나 홀로 와야했던 난지한강공원. (5/27 일요일) 이런 공연 처음인데, 혼자 잘 다닐 수 있을까.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공원 입구에 도착해서 예매권 받고 손목에 띠 둘르고, 이것저것 용품들 받아서 들어오니 박완규 공연이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오늘의 타임테이블을 보니, 곧 '자전거 탄 풍경' 의 공연이 시작된다. 우선 가서 기다리자 싶어 '윈드' 공연장으로 향하는데, 문스카이 공연장에서 상당히 떨어져있다. 장소 안내판에는 친절하게 칼로리 소모량까지 적혀있네. ; ) 더 열심히 걸으란 말씀이지요? 흐흐. 윈드 공연장은 앞서 지나온 '문스카이', '선어스' 공연장보다 작고, 주로 앉아서 감상하는 밴드.... 라고 하기는 ..
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때 편하게 읽을 수 있는 포토 에세이를 한 권씩 고르곤 하는데, 약간 두께가 있으면서도 글은 별로 없어 부담 없이 읽을 것 같아 고른 포토 에세이 저자는 알고 보니, 코요테 멤버였던 '빽가' 였다. 호곡. 이 사람이 사진도 찍는구나. 어떻게 사진을 좋아하게 됐고, 학창 시절 사진부 이야기와 함께 집안 사정으로 사진학과 진학을 포기 하고 백댄서의 길로 가다가 코요테 멤버가 되기까지. 그리고 가족의 이야기, 지인들의 이야기, 자신의 사진 세계에 대한 그리 어렵지도, 그리 가볍지 않은 이야기들은 책장을 넘기는 내게 흥미진진함을 주기도 했다. 당신에게 말을 걸다: 백성현 포토 에세이 저자 백성현 지음 출판사 북하우스 | 2008-12-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수많은 네티즌들의 ..
집 가까운 곳에서 가수 하림의 공연이 있다는 걸 알고는 바로 예매한 공연. "하림과 집시앤 피쉬 오케스트라" 하림의 단독 공연은 아니지만, 늘 음원으로 듣던 그의 음성을 가까이에서 들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같이 갈 사람이 없다고 해서 기회를 놓칠 내가 아니다. 흠흠. 퇴근후 정말 바쁘게 이리저리 돌아다닌 후 공연 시간 맞춰서 부평아트센터에 도착! "연어의 꿈" 이라는 하림의 노래로 공연은 이윽고 시작되었고, 집시의 테이블에 둘러 앉아 관객들을 프랑스의 집시스윙 음악, 아일랜드의 음악, 그리스 집시음악과 더불어 스윙 댄서, 아이리쉬 댄서가 나와 춤을 추어 관객들의 흥을 더 북돋아주었다. 여행을 좋아한다는 하림이 만든, 노래는 정말 '집'을 그리워 하고, 짜장면, 짬뽕, 냉면, 솥뚜껑 삼겹살을 그리..
한겨레 21 인터뷰 특강 '선택' 시리즈 제1회 김진숙 (3/13, 백범기념관에서)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던 나는 풍부한 문화 생활과 여러 좋은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지역 특성으로 '서울'을 동경했었는데 그 요소 중 하나가 '한겨레 21 인터뷰 특강' 이었다. '서울에 살게 되면 꼭 들으러가리라' 했던게 작년 김어준 특강을 들은 이후 올해로 두번째다. 모든 특강을 들으면 좋겠지만 앞으로도 해마다 최소 특강 한 개씩은 꼭 듣겠다고 다짐해본다. 그러고 보면 조금 신기하기도 하다. 한겨레 21 잡지에 실린 특강 광고를 보고 '나도 한번 가봤으면' 하며 특강을 욕망했던 게 5~6년 전의 일인데, 내가 과거에 원하던 것을 실현하고 있는 현재가 새삼 자기예언적 삶인 것 같아 잠시 멍~해진다. 그때의 욕망을 지금도 여..
0. 그러니까... 글을 쓰면서 풀어내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건데.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헤쳐놓는 것처럼 글을 쓰자니 그건 또 보는 사람한테 민폐인 것 같고. 그래도 스스로 견딜 수 없다면 뭐라도 키보드를 두들겨서 심경을 토로한다면 분명 글쓰기 전보다 난 좀 더 명확해지겠고, 훗날 지금과 같은 증세가 재발한다면 하나의 처방전이 되기도 하겠지. 1. 스스로가 선택해서 살게 되는 결과적인 삶임에도 지금의 상황이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아서 스스로가 당황스럽다. 휴식 아닌 휴식의 시간은 오히려 내게 무거운 생각만 잔뜩 안겨주지만 돌아오는 월요일을 살아내다보면 그 고민과 번민들이 도대체 왜 존재하는지 결국엔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그래서 뭐, 어쩌자는건데?' 2. 겨울의 끝무렵을 지나 봄으로 전환하는 관문은 ..
벌써 지난주가 되어버린 일상이지만, (2/12) 모처럼 화창한 주말, 따뜻한 햇빛이 쏟아지는 일요일. 감기 때문에 집에서 골골거리며 방바닥만 긁자니 억울해서 과감히 잠실로. 지인과 함께 한강변을 따라 걷고, 쭈욱 걸어서 석촌호수 근처까지 왔다. 햇살이 너무도 눈부셨던 일요일 오후. -2012년 2월, 서울
#. 많이 놀았다, 고마해라잉. 백수가 되면 24시간 읽고 싶은 책을 실컷 봤으면 좋겠단 생각을 했었다. 관심이 있는 분야를 나름 정부의 도움을 받아 배워서 나중에 써먹으면 좋겠단 생각에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실제로 백수로 지내다보니, 조그만 자취방에 누구 잔소리 해줄 사람도 없고, 아침에 부산스럽게 울려대는 알람은 손가락 하나로 입막음이 되니. 사는게 걸리적 거릴게 없었다. 뭐 방바닥에 걸리적 거리는게 이것저것 많지만, 내 관심 밖이라 밤이면 뜨뜻하게 데펴졌다가 새벽엔 차갑게 식곤 한다. 막상 백수생활을 되돌아보니, 많이 게을렀던 것 같다. 토익 공부할 시간이 없었던게 아니라 내가 필요성을 제대로 못 느꼈던 거고. 글쓸 기운이 없는게 아니라 그만큼 간절하지 못했던 것이다. 미친듯이 쓰고 싶은 글들에 ..
작년 5월에 인사동에서 우연히 만난 인도 부자(아버지와 아들) 를 사진 찍어주고는 사진을 보내주겠다며 주소를 받아왔었다. 슬라이드 필름으로 찍은 그들 사진은 필름으로 볼 때 정말 좋았는데, 스캔을 맡겼더니, 필름만큼의 느낌도 없었고, 인화는 더 안 좋은 상태였다. 다시 인화해서 보내라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을 정도로. 하지만 언제 또 필름 맡기고 하냐 싶어 사진을 보내겠다는 날로 6개월이 지나서야 우편으로 보냈다. 아직 그곳에 있길 바라면서. 그러던 몇주일 후에, 우편함에 편지를 발견했다. 인도 사람이 내게 편지를 보낸 것이다. 분홍색 깜찍한 리본이 달린, 감사의 편지였다. 아들이 사진을 보고 무척 좋아했다며, 사진을 보내준 노력에 감사하다며 미리 새해 인사를 보내왔다. 좀 더 신경써서 보낼 수 있는 사..
(겨우 1박 2일, 짧은 일정의 여행이었지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생각이 많아졌답니다. 단순한 여행 사진 감상하실 분은 사진 위주로. 밑으로 주욱 이어지는 상념을 함께 공감하실 분은 끝까지.. ^^;) #태백여행, 추전역으로 향하다. 갑자기 결정하게 된 1박 2일 태백 여행. (2/8~2/9)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비루한 자취방을 떠나 어디로 간다는게 마냥 좋아 그냥 떠나기로 했다. 아침에 청량리역에서 기차타고 4시간 조금 넘게 걸려 태백에 도착. 함께 동행한 지인은 모자에, 등허리에는 핫팩까지. 점심시간에 도착한 터라 태백에서 유명하다는 국물있는 닭갈비를 먹고 속을 든든하게 한 뒤, 자유시장 근처로 와서 황지연못도 보고. 다리위에서 사람들이 뭐하나 했더니, 연못 안에 있는 단지에 동전을 던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