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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자, 청춘!
▒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옆 통로 좌석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가 나를 보시더니 한 말씀하셨는데, 몇 개의 단어와 현재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컨대, "세비야에 거의 다 왔으니 이제 신발을 신으세요." 라는 뜻 같았다. 할머님의 말을 눈치껏 알아듣고 신발을 신은 나는 스페인어를 알아듣는 동양인으로 여겨지는 것 같았기에. 할머니의 이런 저런 말에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깔깔 웃는데, 나도 따라 웃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었던... ▒ ▒ 세비야에 도착 후. 타고난 방향감각을 믿고 정체없이 걷다 보니, 2시간을 길에서 헤매고는 어렵게 호스텔에 도착했다. 호스텔 근처의 복잡한 골목 어느 건물 벽에 대형 달팽이가 하나 붙어있다. 정말, 센스 돋는다. ▒ ▒ ▒ 론리 플래닛에 나온 추천 타파스 바를 ..
서울에 여러 번 오긴 했지만, 경복궁은... 난생 처음. 예전에 경복궁을 바로 코앞에 두고도 어딘지 몰라서 헤맸었다는. (3달전 에피소드... 킁-_) 24mm 렌즈를 빌려쓰는 중- 익숙해지려고 노력 중- 해가 쨍! 하진 않지만 습하면서 더웠던 날. 외국인 관광객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요녀석들 어디서 왔는지 모르겠으나, 들어가지 말라는 데는 찾아서 굳이 들어간다. 처음엔 "에헴!" 하고 호통 치고 싶었지만 나중엔 졸졸 따라다니고 싶어졌다. 이런 찍사본능... 흠흠. 가족끼리 연인끼리 혹은 혼자서. 두 사람은 점프. 홀로 서 있는 남자는 민들레 홀씨 하나 들고 부끄러워하는 포즈. 아. 내가 찍어주면 안될까? 괜히 간섭하고 싶었다는. 흠흠. 이런 찍사본능. -2011년 7월 경복궁, 서울
사실 이 사진 하나만 올리려 했으나 (...) 어쩌다 사진을 나란히 놓고 보니, 쩝. ≥ ㅅ ≤ㆀ 그래도 난 행복하다옹. -2011년 7월, 서울 경복궁 + 반성할 점 : 우아한 솔로 포스 내뿜기. 연습 좀 해야겠다.
어정쩡한 자세로 낮춰 찍어서 기대했던 장면 그대로 나오진 않았지만 그래도 다시 찍지 않았고. 오늘 스캔된 사진을 바라보면서 난 이 사진을 찍기 위해 셔터를 누른 그 짧은 순간을 유일무이한 그 순간, 그 자체를 사랑하기로 했다. . . . 길바닥에 흩어진 꽃들이며 흔들리는 순간 찍힌 흔들린 사진이며 흔들리며 가는 인생 또한. 버릴 것 하나 없다. -2011년 7월, 서울 서초동
지긋지긋하다고 여겼던 출근길. 아침에 허겁지겁 계단을 뛰어올라갈 날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그리워질까. 아니면 속 시원해질까. "어쩌면 오늘은 최악일거야." 라며 마음 졸이던 걱정은 결국은 걱정으로 판명되며, 최악이란 결국은 내 생각이 세상에서 최악일 뿐. 하루에 몇 백번이고 난 최악과 행복 사이의 시소타기를 한다. 혹은 최악과 행복 사이의 1호선 타기. -2011년 6월 초여름, 부평역, 인천
어쩌면 저 빗자루는 자신이 빗자루임을 이미 잊어버렸을 거야. 그렇게 내가 삶이 되고 삶이 내가 되어 있는 것. ˚ ˚ ˚ 난 언제쯤?! -2011년 7월, 선암사, 전남 순천
(2008년 7월 5일 토) 산티아고에서 힘겨운 작별을 하고 버스터미널로 향하던 길에 우연히 만나게 된 한국 청년. 그도 순례 여정을 마치고 마드리드로 가는 일정인데다 같은 버스를 타게 되었다. 마드리드를 당일치기로 보고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그는 내가 묵는 민박집에 짐을 맡겨 놓고 각자 돌아다니다가. 그러다가. 정말 우연히. 어느 까페에서 그와 다시 만나게 되었다. 함께 프라도 미술관에 갔다가 민박집으로 가는 길에. 도로가 전면 통제되고 왠 큰 트럭에 사람들이 우르르. 이거 왠 축제냐~ 거리 한가득 울려퍼지는 음악 소리에 어디로 가는 줄도 모른채 행렬을 따라 걸었다. 도대체 무슨 축제지? 의아해하며 두리번 거리다가 플랑 카드에 적힌 단어 몇 개를 전자 사전으로 검색해보니. "성(性)" "다양성" 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