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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벌레/0.5배속

[미움받을 용기2] 자립, 나의 가치는 내가 결정하는 것

Yildiz 2017. 3. 4. 19:32

호주에 있을 때 [미움받을 용기] 1편을 전자책으로 읽고 나서 곧 2편도 나온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나름 기대를 갖고 읽었던 책이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첫 번째 시리즈보다 몰입도가 떨어지고, 내용면에서 감동이 크지 않았던 것 같다. 

좋은 글을 읽으면, '아 좋다', '맞는 말이다.' 이렇게 동감하면서도 기존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을 스스로 고치기는 힘든 것 같다. 이 책을 읽은지 4개월이 지나서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다. 이미 여러 문장들을 책에서 배껴 놓고, 이제야 더듬더듬 글을 쓰고 있다. 용기를 불어넣어 주는 문장에 기분이 새로워지는 것도 잠시. 희극적이면서도 비극적인 내 사고방식은 늘 미래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 같다.  

미움받을 용기 2
국내도서
저자 : 기시미 이치로(岸見 一郞),고가 후미타케 / 전경아역
출판 : 인플루엔셜 201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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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살을 넘어서 서른 살에 접어드니, 점점 더 멀티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일까. 아니면 체력이 예전 같지 않아서 일까. 스무 살때는 아무리 바빠도 한 달에 적어도 책 2권은 읽었던 것 같은데, 3개월 동안 학교에서 일하는 동안 책을 펴볼 생각을 못했다. 쉴 때는 최대한 글씨를 보고 싶지 않았을 정도였다.학교 계약이 끝나고 나서야 책을 읽을만한 여력이 생겼다. 

[미움받을 용기2] 를 읽으면서 제일 공감했던 부분은 바로 <문제행동의 '목적'을 파악하라>의 단계였다. 청년이 교사가 되고 나서 아들러 심리학을 적용한 교육철학이 실제로 효용이 없다는 의구심과 회의감에 다시 철학자를 찾아가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책의 주된 내용이다. 


(책에서 부분적으로 발췌한 것이라 순서와 내용이 일목요연하지 않습니다. ^^;;)

<(아이들의)문제행동의 '목적'을 파악하라> - '나를 더 존중해달라'는 사랑을 갈구하는 마음의 표현.

문제행동의 1단계 - 칭찬 요구

문제행동의 2단계 - 주목 끌기

문제행동의 3단계 - 권력투쟁

p.104 철학자 : 법에 저촉되는 문제라면 법에 의한 대처가 필요하겠지. 하지만 그것이 법에 저촉되지 않는 권력투쟁임을 눈치챘다면 당장 그 코트에서 물러나게. 자네가 해야 할 일은 그것밖에 없어. 질책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화가 난 표정을 짓는 것만으로도 권력투쟁의 코트에 서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문제행동의 4단계 - 복수

p.110 철학자 :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 알았다. 그렇다면 차라리 미워해다오. 증오란 감정을 통해서라도 나에게 주목해다오.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p.112 철학자 : 만약 자네 반에 그런 학생이 있다면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어. 그 아이들의 목적은 '자네에 대한 복수'니까. 자네가 손을 내밀면 내밀수록 복수할 기회가 왔다고 여기고 말과 행동이 점점 더 심해질 걸세. 이쯤 되면 이제 이해관계가 전혀 없는 제 3자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밖에 없네. 즉 다른 교사나 학교 밖에 있는 사람, 예를 들어 우리와 같은 전문가에게 맡길 수밖에 없지.

문제행동의 5단계- 무능의 증명

p.116 철학자 : 흔히 말하는 문제행동은 대개 3단계인 '권력투쟁'에서 그친다네. 거기서 더 심해지지 않도록 아이들을 이끈다는 점에서 교육자에게 맡겨진 역할은 크다고 할 수 있겠지.


 학교에서 각자의 개성과 행동방식이 다양한 아이들을 여럿 만나고, 같은 시간을 보내다보면, 사소한 갈등을 만나게 된다. 때로는 상식이하에 해당하는 아이의 방어적인 태도에 나홀로 분개할때도 있었다. 이번에 만났던 어떤 아이는 책에서 철학자가 말하는 '5단계'에 있었다. "왜 이럴까" 생각만 했지 그 아이에서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것은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알았다. 수업 시간에 자기가 해결하지 못할 것 같은 어려운 과제에 봉착하면 회피하고 엎드려서 교사의 말뿐 아니라 친구들의 말도 듣지 않았다. 자신이 해낼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믿게 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던 것이다. 이 정도의 상황까지 오기 전에, 많은 도움이 필요했을텐데. 좀 늦어진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뒤늦게 마음이 쓰였다. 


#알 것도 같으면서도 금방 멀어져버리는 아들러의 심리학

p.38-39 청년 : 아들러 심리학에는 '과제의 분리' 라는 개념이 있죠? 인생의 온갖 과제에 대해 '이것은 누구의 과제인가' 하는 관점에서 '자신의 과제'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해서 생각한다. ... 그래서 아들러는 말합니다. "당신은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타인 또한 당신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다." 라고. 타인의 시선에 겁먹지 말고, 타인의 평가에 신경 쓰지 말고, 타인에게 인정받으려고 하지 마라. 그저 자신이 믿는 최선의 길을 선택해라. 타인의 과제에 개입하지도 말고, 자신의 과제에 타인을 개입시키지도 마라. 아들러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는 엄청나게 충격적인 개념이죠.

p.98 철학자 : .... 그 외에 어떤 일이든 우리는 누구나 '모른다'라는 전제에서 출발해야 하네. '모른다'는 사실로 심하게 꾸짖다니, 이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지 않나?

...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은 질책이 아니라 가르쳐 주는 것이라네. 감정적이 되어서도, 큰 소리를 내어 서도 안 되고 이성의 말로서. 자네가 그것을 하지 못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네.


[미움받을 용기1]에서 주로 나왔던 내용이 바로 '과제'의 분리였다.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하기- 막상 읽으면 이해는 가지만, 실생활에서 훈련하는데 혼자서는 어려운 일 같다. 


#자립, 나의 가치를 내가 결정하는 것 

p.133 철학자 : 그리고 칸트는 이렇게 덧붙였네. "자신의 이성을 발휘할 용기를 가져라."

p.168 철학자 : '나'의 가치를 남들이 정하는 것. 그것은 의존일세. 반면 '나의 가치를 내가 결정하는 것. 이것은 '자립'이지. 행복한 삶이 어디에 있는지 답은 명확하겠지. 자네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라네.

p.210 철학자 : 그래, 분업에 관해 아들러는 이렇게 말했네. "인간의 가치는 공동체에서 할당된 분업의 역할을 어떻게 완수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다시 말해, 인간의 가치는 '어떤 일에 종사하느냐'로 정해지는 것이 아닐세. 그 일에 '어떤 태도로 임하느냐'로 정해지는 것이지.

p.213 청년 : 분업이란 좋고 싫음을 떠나 '타인을 신용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분업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타인과 협력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 그것은 '타인을 신용하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것이 분업의 관계이며 '일'의 관계이다.

p.230 청년 : 그러면 어떻게 해야 진정한 소속감을 얻을 수 있습니까?

      철학자 : 타인을 '신뢰'하고 교우의 관계를 맺는 것. 그것 밖에는 없네. 우리는 일에 헌신하는 것만으로는 행복을 얻지 못하네.

p.231 철학자 : 당연히 상대방의 생각 전부를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해. '이해할 수 없는 존재'로서의 타인을 믿는 것. 그것이 신뢰라네. 우리 인간은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믿을 수밖에 없는 거라네.

p.236 청년 : 제가 한 발을 내딛는다고 세계가 변할까요?

철학자 : 변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네. 하지만 결과가 어떻게 될지, 그걸 지금 생각할 필요는 없어. 자네가 할 수 있는 일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을 신뢰하는 것. 그 것 뿐일세. 인간에게 시련이나 결단의 순간은 입시나 취직, 결혼 같은 삶의 상징적인 이벤트가 있을 때만 찾아오는 것이 아니야. 우리에게 특별한 것 없는 하루하루가 시련이고, '지금, 여기' 라는 일상에 큰 결단이 필요하다네. 그 시련을 피해가는 사람은 진정한 행복을 얻을 수 없어.

p.264 철학자 : 아이들만 그러한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것은 아닐세. 많은 어른이 자신의 나약함과 불행, 불우한 환경, 트라우마를 '무기' 삼아 다른 사람을 조종하려고 하지. 걱정시키고, 말과 행동을 속박하고 지배하려고 든다네. 그런 어른들을 아들러는 '응석받이 아이들'이라고 일컬으며 그 생활양식을 신랄하게 비판했네.

p.266 철학자 : 자립이란 '자기중심성으로부터의 탈피'라네.

p.273 철학자 : 그래. 사랑은 진정한 자립이네. 어른이 되는 거지. 그래서 사랑이 힘든 거라네.


[미움받을 용기2]편에서 아이들의 문제행동 단계를 서술한 내용이 제일 흥미로웠고, 그 다음은 '자립' 에 대한 정의와 '분업'에 대한 다른 해석이었다. 보통 분업이라고 하면 '효율적'인 생산을 위해 생겨난 방식 중 하나라고 여겨왔는데, 아들러 심리학에서는 '타인'을 믿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자립'은 나 스스로 '독립'을 하는 것 뿐 아니라 '자기중심성'으로부터 탈피하는 게 먼저라는 지적이 있었다.

단순히 경제적인 독립을 했다 하여 정신적으로도 '자립'했고, 스스로를 책임지는 '어른'이 되었다는 결론에 닿을 수가 없는 것이다. 나만의 불행과 트라우마에 몰입하지 않고, 타인을 신뢰하며 교우관계를 맺기. 인생의 시련은 상징적인 이벤트의 단계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닌 일상적인 매일의 삶이라는 것과 매번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것. 문장으로 쓰여진 글을 읽고 이해하기는 쉬우나, 순간순간 깨닫고 이를 이해하는 건 어려운 일 같다. 


#"사랑하고 자립하고 인생을 선택하라."

p.289 철학자 : ... 하지만 그것은 이미 정해진 운명이 아니라 '운명이라고 믿기'로 결심한 것뿐이라네. 에리히 프롬은 이렇게 말했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단순히 강렬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이 결심이고 결단이고 약속이다."

p.296 철학자 : 사랑밖에 없네. '편하고 싶다' '편해지고 싶다' 라는 생각으로 사는 사람은 잠깐의 쾌락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진정한 행복은 얻을 수 없네. 우리는 타인을 사랑할 때만 자기중심성에서 해방될 수 있지. 오직 타인을 사랑할 때만 자립할 수 있다네. 그리고 타인을 사랑할 때만 공동체 감각에 도달하네.

p.297 철학자 : "사랑하고 자립하고 인생을 선택하라."

p.304 철학자 : 미래를 만드는 것은 자네일세. 망설일 필요 없어.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것은 미래에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증표일세. 미래가 보이지 않기에 우리는 운명의 주인이 될 수 있네.


매번 고민과 망설임을 물 마시듯 번복할 때, 기계적으로 철학자의 말이 귓가에 알람처럼 울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너무 두려워말게.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무한한 가능성의 다른 말이라네. 미래가 보이지 않기에 운명을 이끌어 가는 것은 바로 당신일세." 

하아... 긴 한숨이 저절로 나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자립'적인 인간으로 살기 위해선 우선 선택의 '책임'을 스스로 질 줄 아는 능력이니까. 그 능력을 기반 삼아 앞으로의 고난을 해결해나갈 것임을... 믿을 수 밖에. 아니, 믿으려고 할 수밖에. 

이 글을 읽는 당신도, 나도, 매순간 화이팅을 외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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