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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리여행]D+21, 길리메노에서 발리 스미냑까지 본문

2016 발리, 길리, 태국

[발리여행]D+21, 길리메노에서 발리 스미냑까지

Yildiz 2016. 8. 21. 23:01


** 길리메노에서 빠당바이 이동 시 유의할 점 

1. 길리메노에서 발리 가는 보트는 없다. 길리 트라왕안으로 이동해야 발리행 보트를 탈 수 있다.

2. 발리에 숙박을 예약한 곳까지 가는 셔틀버스를 포함한 보트 티켓을 구입할 것. 빠당바이에 도착해서 따로 운전기사와 흥정하는 것보다 패스트보트 회사에서 제공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하는 게 훨씬 더 편하다. 셔틀버스는 호텔 앞까지 데려다 주지 않으므로, 호텔로 바로 가려면 운전기사에게 추가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2016년 6월, 길리메노에서 발리 스미냑까지 1인 450,000루피아) 

3. 여행사를 통해서 보트 티켓을 살 경우, 티켓에 가고자 하는 목적지까지 제대로 나와있는지 확인할 것. '빠당바이' 까지 가는 표를 가지고 발리 '꾸따' 나 '스미냑' 까지 간다고 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티켓에 최종 목적지가 나와있지 않아서 에카자야 직원이 돈을 더 요구할 수도 있다. 

4. 에카자야 패스트보트는 승객리스트에 이름을 적는 대로 보트를 타는 시스템이 아니라서, 초조해할 필요가 없다. 티켓을 에카자야의 오피스에서 탑승권으로 잘 바꿔서 잃어버리지 않도록 한다. 


(2016년 6월 20일 월요일)

#굿바이- 길리! 

새벽 1시쯤, 베드버그인지 벌레인지 물린데가 고통스러워서 깼다. 영 안되겠어서 찬물 샤워를 하고, 냉장고에 있는 음료수 캔으로 찜질하니 좀 가라앉긴 했다. 새벽 3시가 되서야 졸려서 잠이 들 수 있었다. 길리를 떠나는 마지막까지... 벌레 때문에 괴로워하다니... 내 신세가 좀 슬펐다.

전 날밤, 길리에서 발리섬으로 패스트보트를 타고 이동한 사람들의 후기를 인터넷으로 찾아 읽어봤다. 승객리스트에 이름을 적은 대로 탔다는 사람도 있었고, 이동이 힘들었다는 평도 있었다. 어느 회사의 패스트보트를 이용하느냐에 따라 서비스가 다르고,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리는 것 같았다.

에카자야에 대한 후기가 그리 좋지 않은 것 같아서 일찍이 기대를 접었다. 

'아.. 발리까지 가는데 고생하겠구나. 엄청 힘들 수도 있겠다.' 생각하며 스스로 마음을 달랬다. 

간밤에 비가 온 뒤라, 길리를 떠나는 날의 아침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다. 하필이면, 정 떼고 떠나려고 하는 날에 쾌청한 날씨라니.

아름다운 섬을 두고 떠나는 내가 조금 매정한 사람처럼 느껴질 정도로- 떠나는 날의 날씨는 좋았다. 


더이상... 내가 발리로 데려가는 베드버그가 없도록.. 꽤 많은 것을 골라 숙소 쓰레기통에 넣었다.

화장실에는 무릎높이까지 오는 쓰레기통이 있어서- 은근 많이 버릴 수 있었다.

운동화- 신발 깔창에 베드버그 시체를 발견함 , 요가 매트, 에코백 큰 것, 스포츠 양말, 아끼던 검정색 맨투맨과 청바지, 호주에서 가져온 비치타올 큰 거, 스노클링 마스트 2개, 나름 비싼 브랜드에서 샀던 청반바지, 레깅스 등...

이제껏 내가 여행을 하면서 가장 많이 버린 날이었다.

체크아웃을 하기 전에 빠진 물건이 없나 둘러보는데, 청소하는 아주머니가 '왜 이거 안챙기냐.'는 식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필요없다 하였고, 아주머니는 내게 고맙다고 했다. 


길리 트라왕안에서 길리 메노로 올때는 보트에 사람들이 많이 탔었는데, 길리 메노에서 트라왕안으로 가는 보트는 너무도 한적했다. 트라왕안으로 향하는 여행자들과 현지 사람들은 드문드문 앉아서, 오늘따라 유난히 반짝거리는 햇살과 투명한 빛을 반사시키는 바다를 바라보았다. ​

​오늘 떠나지 말았어야 했나?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길리의 바다 풍경과 섬을 바라보는 건 마음에 평화를 가져오는 듯 했다. 

​보트가 움직여서 그렇지, 자세히 내려다 보면 바다밑에 보인다. 참으로 물이 깨끗하다. 

​발리의 빠당바이 항구까지 가는 패스트보트는 길리 트라왕안에서만 탈 수 있다. 그래서 길리 메노나 아이르에 머물던 사람이라면 반드시 길리 트라왕안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길리 트라왕안을 나타내는 표지판이 보이고, 처음 길리에 왔던 때보다 짐이 한결 가벼워진 나는 쉽게 보트에서 내릴 수 있었다. 

​보트에서 내리자마자 우리가 급하게 향한 곳은, 에카자야 패스트 보트 사무실. 어딨는지 몰라서 어버버 하다가, 찾아냈다. 

​항구 바로 앞에 있어서 찾기 쉽다. 빠당바이로 향하는 여행객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면서 줄이 만들어졌다. 어제 호텔 직원을 통해서 구한 표를 보트 탑승권으로 바꿔야 한다. 사무실 간판에 나와있듯이, 체크인-을 해야한다. 

​길리메노에는 단지 이틀만 있었을 뿐인데, 한적한 곳에 있다가 트라왕안으로 오니 정말 바글바글한 것 같았다. 치도모와 사람들, 자전거도 많이 다니다 보니, 길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었다. 잘 뛰어가던 말이 갑자기 경기를 일으켜서 주변 사람들이 다 놀랬다. 지켜야할 짐도 있고 해서 가까이 가서 어떤 상황이었는지 제대로 보진 못했다. 

남자친구가 탑승권을 가지고 오고 나서 얼마 안 있다가 에카자야 패스트 보트가 트라왕안 항구에 도착했다. 빠당바이에서 아침에 출발한 배가 승객들을 이곳에 내려주고, 다시 새로운 손님들을 받아 빠당바이로 향하는 것이었다. 

작은 보트를 타면 계단 없이 올라타야 하는데, 빠당바이로 가는 배는 큰 편이라 탑승하기 수월한 계단이 있었다. 배가 도착하자 사람들은 질서없이 줄을 서서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아멧에서 길리로 올때는 중간에 파도가 쎈 부분이 있어서 좀 힘들었었다. 빠당바이로 돌아가는 이 배가 얼마나 흔들릴지 몰라서 탑승전부터 긴장이 되었다. 좀 일찍 배를 탄 덕분에 가운데 창가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나는 웬만한 옷을 버린 상태라 남자친구의 것인 반바지, 반소매 티셔츠를 입은 채 편하게 앉았다. 어제 벌레에 물린 곳이 간지럽고 고통스러워서 간간이 베이비파우더를 발라주었다. 상처 부위로 손이 자꾸만 가서 괴로웠지만, 예상보다 배 안에 냉방시설을 조금 해주는 편이라 견딜만 했다. 

그리고 빠당바이에 가는 여정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아멧에서 길리 가는 것보다 훨씬 부드럽게 움직이는 것 같았다. 멀미할 것 같아 걱정이었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남자친구 옆에 앉아있던 어떤 여성은, 배가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구토를 몇 번이나 했다. 이정도의 움직임에 토를 하면... 호주 퍼스에서 로트네스트 섬까지 가는 배를 이 여자가 탄다면 아마도 기절할 것 같았다.

남자친구는 음악을 듣느라 옆 사람이 토하는 줄도 모르고 앉아 있었다. 

​2시간 만에 빠당바이 도착!! 배의 맨 앞쪽 벽에 걸려 있는 텔레비전으로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덜 심심하게 왔다. 소리가 들리진 않았지만 눈 앞에 볼 게 있어서 그나마 나았다. 배에서 내릴 차례를 기다리는데 바깥에서 아주머니들이 난리다. 뭔고 했더니 배의 2층에서 선탠하며 오던 서양인들에게 먹을 것을 팔려고 하는 발리 아주머니들의 적극적인 몸짓이었다. 

​빠당바이 항구는... 사람들이 많은 것에 비해... 비좁아 보였다. 

​길리로 향하는 사람들.... 혹은 다른 어딘가로 가는 사람들도 있으려나. 여행객의 대부분은 서양인들이었다. 남자친구가 우리 짐을 찾아 오는 것을 기다리면서 항구 주변의 사진을 찍었다. 주차장에 많은 차들이 있는 것 같았다. 

​여행자들의 많은 짐들.... 비좁은 길과 그 구석에서 노점을 하는 발리 사람들. 항구는 꽤 혼란스러웠다. 그나마 복잡함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빠당바이를 떠나려는 사람들은 저 멀리서 대기하는 중이다. 

"택시??"

호객행위하는 아저씨들에게 "셔틀버스" 라고 간단히 대답하며 에카자야 셔틀버스를 찾았다. 직원들이 팻말을 들고 있어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스미냑까지 간다고 티켓을 보여주자, 운전사가 봉고차에 우리 짐을 쑤셔넣기 시작했다. 봉고차에 2등으로 탄 우리는 그나마 편하게 앉아서 스미냑까지 올 수 있었다. 우리 뒷좌석에 앉아있던 한 남자는 그의 머리 위로 자꾸만 배낭이 미끄러져서 한동안 불편하게 앉아서 와야했다. 그리고 차의 에어컨 바람이 맨 뒷자석까지 닿지 않았으니... 덩치 큰 서양 남자 둘과 서양 여자 한 명은 무척 더웠을 것이다. 반면 우리 앞에 앉아있는 2명의 서양 남자는 3명이 앉을 수 있는 자리를 넉넉히 차지하고 앉아서 에어컨 바람마저 자기네들 얼굴에다가 향하게 만들었다. 얄미웠다. 

2시간을 한참 달려서야 셔틀버스는 스미냑에 있는 빈땅 마켓 주차장에서 정차했다.

여기서 개별 호텔까지 가려면 운전기사에게 5만 루피아를 더 내야 한다. 우리는 우선 배가 너무 고팠기에 짐을 내리고 근처에 있는 까페에 가서 점심을 먹었다. 젤라또를 파는 [까페 스미냑]의 직원들은 발리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다. 우붓에서 한동안 익숙하게 보아오던 옷차림을 길리에서는 못 보다가 다시 보니 낯설게 보였다.

정말, 발리로 온 것이다. 별 탈 없이 와서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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