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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홀]D+458~463, 나홀로 레쥬메 돌리기 본문

14-15 호주 워킹홀리데이 /Second

[호주 워홀]D+458~463, 나홀로 레쥬메 돌리기

Yildiz 2016. 4. 9. 19:15

 

 

 

 

 

 

호주에 와서 알게 된

예쁜 꽃나무 - 자카란다Jacaranda

 

한국의 봄에 기다려지는 꽃이 벚꽃이라면

호주의 봄에 기다려지는 꽃은 자카란다.

 

푸른 하늘에 보라색 꽃이 활짝 펴 있는 모습을 보면

움츠려있던 마음에 잠깐이나마 활기가 차오른다.

 

 

PHOTO BY HESHER @ Oct, 2015 in Perth, West Australia

 

 

 

 

 

(2015년 11월 16일 월요일)

#에이전시 방문 & 공장 돌기

 

남자친구도 일자리 정보를 검색하긴 하지만 주로 하루의 동선을 짜는 사람은 나다. 어떤 이들은 새벽부터 이력서를 돌린다는데, 우리에겐 그런 체력과 열정이 남아있지 않는지 도저히 그렇게 하기가 힘들었거니와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아무곳에나 이력서를 내서 된다고 한들 그 일이 내게 맞을지, 조건이 어떨지 고려하지 않고 무작정 일을 수락하는 햇병아리단계는 이미 지났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가 선호하는 일자리는 이렇다 - 이제 여름이니 시원한 공장에서 일하고 싶다/ 캐주얼 시급을 받으면서 1주일에 안정적인 로스터를 받고 싶다/ 고기공장에서 일했던 경력을 활용하면 좋겠지만 샐러드공장을 시도해보고 싶다./  그리고 나는 "현재 사는 곳에서 떨어진 곳에 일을 얻고 싶다" 등.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세컨 비자 만료일이 내년 8월 중순이기 때문에 이번에 구하게 될 일을 6개월을 다 채우면 다음 일을 구하기가 상당히 곤란해진다. 그래서 이번 일만 구해지만 이것을 끝으로 호주 생활을 정리할 계획이다. 그러니 아무 일이나 시작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서호주에서 가장 큰 도시인 퍼스. 넓기도 넓고, 사람도 많고, 할 수 있는 것들도(서호주의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많지만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이기도 하다. 자동차가 없으면 이리 저리 돌아다니는데 아주아주 큰 불편사항을 겪게 된다. 그나마 차가 있다고 해서 막 아무렇게나 쉽게 다닐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체력이 있어야 한다. 체력... 낮에 기온이 올라가는 지금 이 시기... 차 타고 계속 돌아다니는 건 힘들다. 도로도 넓고, 땅도 넓은 이 도시를 구직자의 마음으로 돌아다니다 보면 에너지를 얻기 보단 공허함이 먼저 파고 들기 쉽다. 막막함이라 해도 되겠다...

 

 

 

오늘은 에이전시 몇 군데와 공장을 돌기로 했다.

 

 

 

 

 

Allied Recruitment - 웰시풀 뒤쪽(?)에 있는 잡 에이전시. 직원이 무슨 일을 원하는지 물어보았다. 레쥬메를 받긴 했지만 그 뒤로 연락은 없었다.

 

 

 

Action workforce - 매딩턴에 있는 잡 에이전시. 리셉션에 있는 직원이 친절하게 레쥬메를 받아주었지만 이곳도 연락 없었음. =_ =;;

 

 

 

 

Quality Fine Foods - 이 공장을 찾아오게 된 과정은 굉장히 중요하다. (별5개, 밑줄까지 그어야함) Seek이라는 구직 사이트에 캐주얼 워커 구한다는 광고를 8월에 봤었다. 그때 근무 조건이 1주일에 2,3일 일하는 것이었어서 리스트에 저장만 하고 레쥬메를 낼 생각은 안 했었다. 3개월이 지난데다가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고 있으니 어쩌면 자리가 생길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갖게 되었다. 그래서 찾아가보았다. 공장은 생각했던 것보다 작았다. 말라가에서 일했던 스몰 굿즈 공장보다 더 작게 보였다. 리셉션이 따로 있는게 아니어서 공장 복도에 어중간하게 서 있었다. 안에는 사람들이 분주하고 일을 하고 있었다. 이대로 돌아서서 가야하나, 어쩌나 싶었는데 - 나보다 더 용기있었던 남친은 문 앞에 서서 누군가 우리를 보기를 진득이 기다렸다. 안경을 쓴 키 큰 남자가 일하다가 나와서 우리의 레쥬메를 훑어보았다. 영어는 어느 정도 하냐고 물어보고, 비자가 언제 끝나는지도 물어보았다. 남자 워커 한 명을 구할 생각이었다며 말하면서, 나를 보고는 여자는 좀 나중에 뽑는다고 했다.   

 

나는 이것이 굉장히 좋은 신호처럼 느껴졌다. 워커가 한 명이 필요해서 뽑을 생각인데, 아직 Seek 이나 구직 사이트에 광고를 올리기 전인것 같았다. 일자리가 없는데도 우선 받아놓고 보는 레쥬메와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받는 레쥬메는 같은 레쥬메여도 타이밍에 따라서 존재감이 달라진다.

 

공장에서 나와 차에 올라타면서 "왠지 자기는 금방 일할 수 있을 것 같아." 라고 남친에게 말하자 남친은,

 

"아까 그 남자, 같이 일하기 엄청 까다로울 것 같아. 내가 좋아하는 인상이 아닌데. 아.. 느낌이 별론데..." 라고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나에게는 기회가 늦게 오더라도, 남친은 꼭 일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제껏 이력서 낸 곳 중에 느낌이 좋은 곳이었다. 굿 타이밍!!

 

 

 

 

 

퍼스에 있는 다른 고기 공장 2곳을 더 다녀왔다.

 

Classic meat - 오즈본 파크에 있는 고기 공장. 샵 건물과 오피스 건물은 따로 있다. 샵에 들어가서 직원에게 레쥬메를 내러왔다고 하면 오피스가 어디 있는지 알려준다. 오피스에 가서 직원에게 울월스 고기 공장에서 일했었다며 어필을 했지만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

 

Avon Valley Beef - 말라가에 있는 고기 공장. 맥러힌 고기 공장 이름은 많이 들어봤어도, 아본? 이곳은 처음 알게 되었다. 샵에 들어가서 카운터에 있는 직원에게 이력서를 주니, 사장이 지금 휴가 갔다며 나중에 전해주겠다는 말을 했다. 일을 금방 구하긴 힘들겠단 생각이 들었다.

 

 

#하루의 힐링은 요가 수업에서

 

월요일 오후는 숀 아저씨 요가 수업이 있는 날. 아저씨의 수업은 언제나 힐링이 되는 것 같다.

"who are you, why are you here." 이 질문을 화두로 요가를 했다. 오늘은 복근 운동을 많이 했는데 난 복근에 근육이 없어서 그런지 좀 힘들었다. 


 

내가 왜 여기에 있나 싶은데... 이곳에 와서 매일 한 시간씩 요가를 하는게 굉장한 일이란 생각을 했다. 요가를 하는 것은 정말 좋은 습관인 것 같다. 혼자서 꾸준히 하기가 어렵지만 말이다... 


 

일이 참... 잘 안 구해지는 것 같은데... 줌 에어전시 연락은 오든 말든 ㅠㅠ 지금 이렇게 남친이나 나나 너무 설렁설렁, 의욕 없이 자기 만족에만 흠취해있는 건 아닌지 잠들기 전에 이런저런 걱정을 해본다.  


아 제발 ㅠㅠㅠㅠㅠ 

 

일을 구해서 이 집에서 벗어나고 싶다. 
일을 구해서 요가를 계속 배우고 싶다.
너무 움츠리지 말고 쭈구리지 말고. 힘냅시다. 아자!!  

 

 

 

(2015년 11월 17일 화요일)

#비오는 우중충한 날, 에이전시 방문 & 이력서 돌리기

 

오늘은 어제 가지 않았던 동네 쪽을 돌아보기로 했다.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이 사우스 퍼스에 있는 ATS Recruitment.  

 

 

 

 

다른 곳처럼 이력서만 받고 말겠지 싶었는데, 가자마자 등록을 했다. 거기다가 비디오를 보면서 인덕션도 받았다. 우리를 담당하게 될 컨설턴트와는 인터뷰를 하지 못했다. 오후에 집에 와서 여권 사본과 운전면허증 사본을 직원 이메일로 보냈다. 그 후 별 답장이나 연락을 받지는 못했다. 원하는 직종을 표기 할때 많은 직업군이 있었다. 우리에게 맞는 일이 없었는지... 헝... ㅠㅠ

 

이른 아침부터 영어 문서를 읽고 문제를 푸느라 진땀이 났는지, 에이전시에서 나온 후 근처 맥도날드에서 햄버거 세트를 먹으면서 기력을 차려야 했다.  

 

Forced Recruitment - 어쩌다 검색해서 찾아간 곳인데, 리셉션 분위기부터가 무거웠다. 직원이 우리를 보더니 "여긴 건설업만 하는 곳이에요." 라고 말로 퇴짜를 주었다. 어쩐지 별로 안 땡긴다 했다.

 

Stuzicco Pizza Factory - Bayswater베이스워터에 있는 빵공장. 직원에게 일을 구한다며 레쥬메를 건네줬다. 여자보다는 남자를 필요로 하는 곳 같았다. 직원이 레쥬메를 쓰윽 훑어보길래 왠지 연락이 올 것 같았지만 별다른 연락을 받진 못했다.

 

빵공장에서 나와 집으로 향했다. 비가 오기 시작하니 흐린 하늘처럼 몸도 찌뿌둥한 날이었다. 

 


 

(2015년 11월 18일 수요일)

#드디어 공장에서 연락이 오다!

 

연락이 왔으면.. 하고 바랐던 곳에서 드디어 연락이 왔다. 이번주 안에 연락이 안 오면 가망이 없는 거라 생각했는데 다행이도 전화가 왔다. 나는 별 기대를 안했지만 남친에게는 연락이 올 것 같았다.

 

내 예상대로 남친에게만 먼저 기회가 왔다. 지금 사는 곳에서 공장까지 먼 거리가 아니라서 출퇴근에는 별 걱정이 없었다. 남자친구는 내일부터 공장에 나가기로 했다. 남자친구가 새롭게 일하는 곳은 어떨지, 내게도 일자리의 기회가 올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했기에 아침에 반가운 전화를 받았음에도 오늘 몇 군데 이력서를 내보기로 했다.

 

 

#No vacancies 일자리 없음.

 

점심을 먹고 캐닝베일Canning vale로 와보았다. 저번주에 빵공장에 이력서를 내려왔었는데, 이번에는 근처 다른 공장도 한번 돌아볼 생각이었다. 결론은 No vacancies. 일자리 없음. 이력서를 내보지도 못하고 문 앞에 걸린 종이를 보고 돌아서야 했다. 

 

Canon foods, Mias bakery, Tip top bakeries. 흠... 오즈본 파크처럼 캐닝베일 쪽도 포화상태인가 싶다. 잘 모르는 곳이지만 공장 앞에 레쥬메 거부 종이가 붙여져 있는 걸 보면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나 싶다. 

 

캐닝베일까지 왔으니 카루셀 웨스트필드에 들려 장 보고, 빵을 샀다. 집으로 오는 길에 벤틀리에 들려서 처음 가보는 공장에 이력서를 냈다.

아트모스Atmos 공장 바로 옆에 있는 이론카Ilonka food(주소 unit2, 4 Capel court, Bentley WA 6102).

 

이론카. 아이론카? 어떻게 읽어야할지 난해한(?) 상업명. 아트모스를 몇 번이나 왔었는데 옆에 공장에 눈 돌릴 생각을 못했을까나...

사무실로 들어가니, 어떤 직원이 앉아 있었다. 우리에게 여러 질문을 던질 걸로 보아.. 슈바나 사장.. 뭐 그쯤 되어 보였다. 약간 간 보는 기분이 들었지만, 워커가 더 필요하지 않으니 선뜻 일하러 오라고 하지 않았던 것 같다.

 

 

 

 

(2015년 11월 20일 금요일)

#나홀로 레쥬메 돌리기

 

목요일에 남친은 첫 출근을 했고, 금토일은 쉬는 날이라서 아직 일을 구하지 못한 나는 레쥬메를 더 돌려야했다.

비브라 레이크Bibra lake에 있는 공장을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처음 내보는 곳이라 한번 와 보았다.

 

One Harvest fresh cut - 샐러드 공장. 이곳에 직접 컨택해서 들어온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막상 공장에 오니 리셉션에 아무도 없었다. 문 앞에 붙여진 연락처를 사진으로 찍어왔다. 레쥬메 내는 통에 한 장 넣고, 집에 와서 온라인으로도 지원했다. 이곳이 들어가기 힘들다고 들었는데, 운이 좋은- 타이밍이 중요- 경우는 워홀도 일할 수 있으니 기회만 오면 꼭 일해야 하는 곳이다. 에이전시를 통해서 하는 일이 아니고 직접 컨택으로만 가능하다.  

 

 

 

 

 

DBC - 고기공장. 주로 고기 양념을 하고 재워서 하는 정육점. 혹시나 해서 레쥬메를 냈더니, 보스에게 건네주겠다고 했다. 연락은 오지 않았다.

 

 

MT Barker - 1 Darkan ave, north coogee, wa 여직원이 일자리 없다고 딱 잘라서 말한 곳.

 

Fremantle chocolate - 초콜렛 만드는 작은 공장. 샵과 공장이 같이 있다. 직원이 레쥬메를 받아주긴 했다.

 

Bell-vista fruit & veg - Seek에 나이트 시프트를 구한다고 광고가 올라와서 직접 레쥬메를 내러 가보았다. 광고 낸 후 바로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기간을 좀 둬서 다음 달에 연락을 준다고 나와있었다. 워홀이 일자리를 얻기보다는 영주권자에게 최우선이 갈 것 같은 곳이었지만 레쥬메는 냈다.

 

Homestyle Vegetable processors - 160 Henderson rd. Munster, WA 샐러드 공장. 시설이 딱히 좋아보이지 않은 공장이었다... 리셉션 건물이 컨테이너 박스.. 에 있었다고나 할까. 레쥬메를 냈지만 그냥 형식상 받는 느낌이었다.

 

돌소냐 - 온라인으로도 지원하고, 근처에 온 김에 오프라인으로도 지원. 레쥬메를 받은 아줌마가 무슨 도장을 쾅.. 찍던데. 혹시 이면지 재활용 도장 같은 걸 바로 찍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마저 들었다. 하아. 레쥬메 쓰레기.

 

 

 

 

#에라, 모르겠다. 프리맨틀 산책.

 

마땅히 어디를 가서 이력서를 내야할지도 모르겠고, 신통방통한 정보를 아는 것도 아니고 해서 레쥬메 돌린지 2시간 만에 급 기력이 쇠해졌다. 금요일이고 해서 프리맨틀에 온 김에 산책하다가 집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유럽 느낌이 나는 프리맨틀 골목.

 

 

 

프리맨틀 마켓은 이제 그리 새로운 것이 없어서 형식상 한번 쓰윽 둘러보고 나오고, 사진도 찍지 않는다. 오늘은 하늘을 살짝 덮은 구름이 예쁜 날이라 카메라로 어디를 들이밀어도 붓으로 흰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그림인 날이다.  

 

 

 

뭘 먹을까 고민하면서 길을 걷다가 결국에 우리가 정한 메뉴는 세븐 일레븐에서 파는 2불짜리 커피와 크리스피 도넛! - 세븐 일레븐이 얼마나 좋은 곳인지 남친과 나는 입에 발린 칭찬을 하면서- 근처 공원에 있는 테이블에서 당 보충을 했다.

 

 

 

 

아직 외식을 할 처지가 아니기에 1시간 주차 시간에 딱 맞춰 프리맨틀 산책 후 집으로. 흑ㅠ  

 

 

 

(2015년 11월 21일 토요일)

#자카란다 축제 at Applecross

 

한국의 봄에 기다려지는 꽃 중에 벚꽃이 있다면, 호주에서는 보라색 꽃이 피는 자카란다 나무를 보는 아름다움으로 봄을 보낸다.

퍼스의 Applecross 에서 자카란다 축제를 한다고 들었어서 이번에 꼭 가보고 싶었다. 자카란다가 거의 질 때쯤 축제 날이 잡혀 있어서 좀 아쉬웠지만 애플크로스Applecross 동네가 부자들이 사는 곳이구나 싶어 남의 집 구경, 잔디구경, 거리에 주욱 늘어선 자카란다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나라 벚꽃축제처럼 사람들이 자카란다 나무와 사진을 찍느라 분주한 그런 축제가 아니라 동네 잔치하는 듯한 기분이 드는 규모였다. 아이들을 위한 동물 체험도 있었고,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 잡동사니를 판매하는 노점, 푸드트럭 등, 요란한 축제가 아닌 소소한 일상의 잔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축제였다.  

 

 

 

 

자카란다가 풍성할 때 이곳에 와서 사진 찍었으면 좋았을텐데, 꽃이 많이 진 시점이라 나무에 보라색 꽃 반, 푸른 잎 반이었다. 축제장을 둘러보다가 근처에 있는 바닷가로 와보았다. 바다 건너 보이는 퍼스 시내의 빌딩.

 

 

 

 

 

꾸준히 일을 해서 수입이 있다면, 언제든 여유로운 풍경과 자연을 '부담없이' 만끽할 수 있는 호주 라이프. 어서 돈 벌어서 마음의 부담을 덜고 싶다!

 

 

 

 

+P.S.

 

여기에 적나라하게 옮겨적진 않았지만, 이 시기의 엄청난 스트레스를 쉐어 스트레스로 돌려서 밤마다 일기를 적으며 해소했었다. 집을 이사간다고 해서 모든 문제가 풀리는 건 아닌데다가 같은 집에 사는 사람이 다 내마음 처럼 행동하길 바라는 건 무리였건만.

 

밤늦게까지 공동구역에서 이야기하고, 친구 데려와서 술 마시고.. 그 빈도가 많거나 엄청 심한 건 아니었지만, 조용히 사는데 익숙한 내게는 너무너무 싫었었다. 2층집이여서 생활구역이 좀 구분될 줄 알았지만 2층으로 웅성웅성 거리는 소리가 울려퍼진다는 사실은 까마득이 잊고 있었다.

 

오죽하면 내가, 저 사람들을 길거리 조개 구이 집에서 밥먹고 술마시는 사람으로 생각하자.. 스스로를 달랬을까. 술 마시면 사람이 별놈의 소리를 다 한다는 사실 또한 먼 과거의 일로 알고 있었으니. 뭐. 자신이 술을 그리 마시지도 않고, 개인적인 생활 공간을 원한다면 쉐어를 구할 때 많이 많이 신중해야 한다.. 쉐어 구할 때 유의할 점에 대해선 다음에 포스팅하기로. 하지만 아무리 백날 듣고 타일러도, 결국엔 자기가 경험하고 터득해서 배울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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