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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워홀]D+588~591, 길고도 짧은 부활절 휴일 본문

14-15 호주 워킹홀리데이 /Second

[호주 워홀]D+588~591, 길고도 짧은 부활절 휴일

Yildiz 2016. 3. 30. 03:48

 

 

 

 

(지난 토요일, 까페 다녀오는 길에 앞차 조명이 클래식한 느낌이 들어서 찰칵.)

 

 

지난해 11월 초의 워홀 이야기 다음으로 쓰는, 3월의 이야기.

그것도 3월 말!!의 워홀 이야기.

 

이럴수가 이럴수가.

 

일하느라 바쁘다는 핑계

피곤하다는 핑계

쓸 이야기가 없다, 사진이 없다,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밀렸다 등등

 

핑계의 산을 오르다 드디어 하산을 결심했다.

 

핑계의 무덤에 묻힐 게 아니라, 계속 내려가야 하는데.

 

언제 또 멈출지 모르겠지만.

 

다시. 시작.

 

많이 늦었지만

그래도 내가 다시 도전하는 것.

 

시. 작. (엉엉ㅇ엉엉어어엉 ㅠㅠ)

 

 

 

 

 

 

(2016년 3월 25일 금요일)

#Not Happy Easter day but normal holiday

 

 

이스터데이. 부활절.

 

종교에 관심이 없는 나로선 고마운 휴일이다. 거기다 금토일에 월요일까지 덤으로 쉬니, 정말 좋다.

토요일에 일할 뻔 했는데, 사정이 있는 사람과 로스터를 바꿔서 다음주 월요일 저녁에 일하기로 했다.

 

4일을 꼬박 놀 수 있으니 어디든 가면 좋을텐데, 문제는 날씨였다.

대부분 날씨가 화창했던 여름과 달리 가을에 들어선 퍼스는 흐리고 추워지고, 비가 오기도 한다.

 

하필이면 황금 휴일에 흐린 날과 비올 확률이 높다니.

 

특별한 전통과 관습이 없는- 이 호주라는 나라에서 '성탄절'과 '부활절'은 정말 큰 연휴라고 한다. 대형마트인 콜스와 울월스가 문을 닫는다. 그리고 대부분의 가게들이 문을 닫는다. 시골 마을에 있었으면 정말 심심했을텐데, 그나마 퍼스라는 대도시에 살고 있으니 번화가에 가면 뭔가 할게 있을 거란 판단에 어딜 가야겠다는 생각을 접었다.

 

킹스파크에 있는 Botaniacl cafe에서 Hot Sambo라는 샌드위치를 맛있게 먹은 적이 있어서, 오늘은 그 까페에 가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늦잠을 자는 바람에 남자친구와 내가 공원에 도착했을 땐, 까페가 문을 닫은 상태였다. 가게 안에 직원들이 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많이 늦었던 것 같았다.

 

난 딱히 먹고 싶은 것도, 하고 싶은 것도 없었던 터라 배가 고프다는 남친님을 따라 다녔다. 노스브릿지 iga에 주차를 해 놓고, 한인마트에 들러 뭐 살거 있나 둘러봤다. 나는 수박바, 남친은 붕어싸만코 아이스크림을 고르고 몽쉘 세일을 하길래 2박스 샀다. 노스브릿지 중심가까지 걸어갔다가 딱히 끌리는게 없었던 우리는 다시 iga 주차장으로 와서 주차 티켓을 다시 뽑아 놓고 중국인 식당에 가기로 했다.

 

오리, 돼지, 닭고기를 맛있게 훈제.. 라고 해야하나. 오랜 시간 굽는 식당이 근처에 2곳이 있는데 한 곳은 문을 닫은 것 같아서 다른 곳으로 향했다. 그러다 남친 눈에 들어온 '종가 순두부' 간판. 메뉴를 보더니, 이곳이 오늘 끌린다며 안으로 들어갔다.

 

남친은 해물순두부를 시키고, 나는 쭈꾸미볶음을 시켰다. 남친과 나는 음식 사진을 거의 안 찍는 편인데, 거기다 난 정말 먹는데 집중하는 스타일이라 증거사진이 없다... 김치는 맛있었는데, 문제는 밥이 맛이 없었다. 집에서 해먹는 밥이 그리웠다. 쭈꾸미 볶음은 대체적으로 맛있었지만 쭈꾸미가 약간 비린 것 같았고, 해물순두부.. 도 내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남친은 이런 음식 오랜만에 먹는다며 엄청 잘 먹었다. 반찬으로 게장이 나왔는데 맛있었다. 순두부를 시키면 돌솥에 밥이 나와서 그릇에 밥을 덜어내고 물을 넣어 숭늉처럼 먹을 수 있다. 오랜만에 먹는 거라 그건 좋았다.

 

남친이 다시 순두부 먹으러 가자고 한다면... 난 짬뽕 먹으러 가자고 떼를 쓸 것이다.  

 

 

 

 

(2016년 3월 26일 토요일)

#비오는 날엔 도옴 까페로

 

 

비오는 날의 퍼스. 바닷가에 가서 산책하기 힘들고, 공원에 가서 들어눕기 어려우니, 차라리 바다 근처에 있는 까페에 가서 시간을 보내면 좋을 것 같았다. 프리맨틀에서 집으로 오는 길에 멀리서만 봤었던 Dome 까페가 생각이 났다. 오늘 그곳에 가면 정말 좋을 것 같았다.

 

Dome이라 하면 '돔'하고 읽고 마는데, 남친과 함께 일하는 오지 아줌마가 '도오옴'이라고 발음을 했다고 한다. 한국사람이 돔, 돔, 돔... 이렇게 발음하면 그 아줌마는 전혀 못 알아들을 것 같다.

 

퍼스에는 스타벅스가 없다. 서호주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사는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스타벅스가 없다!

스타벅스가 들어온다면 당연 바닷가에 터를 잡을 게 분명하다.

이스탄불의 Bebek베벡이라는 곳에 스타벅스를 우연히 간 적이 있었는데, 내가 오늘 가려고 한 도옴 까페가 마치 베벡의 스타벅스와 비슷한 분위기일 것 같아 기대가 되었다. 

 

  

 

 

 

(구글맵 지도로 레스토랑, 까페 검색하는 건 일상의 기본!

거기다 다른 사람들의 리뷰는 꽤 도움이 되는 편이다. )

 

 

 

 

 

 

 

2014년, 퍼스에 맨 처음 왔을 때, 공항에 있는 돔 까페에서 허기를 채웠던 기억이 난다. 샌드위치 하나와 커피 하나. 남친과 함께 나눠먹었었다. "샌드위치 하나에 10불이 넘다니" 손을 벌벌 떨며 돈을 내야했던 과거의 쪼잔함이란...

 

배고팠던 그 시절이 과거여서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오늘은 커피 "두" 잔에 탄두리 치킨 샌드위치 하나를 시켰다.

 

 

 

 

 

 

호주 스타벅스 가격이 어떻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돔과 비슷한 가격에 양이 더 많을 것 같다.. 탄두리치킨 샌드위치는 남친이 선택했는데, 기대했던 것보다 훠얼씬 맛있어서 둘이 냠냠냠- 해치웠다. 보통 먹는 건 사진 잘 안 찍는데, 까페에 온 기분이 좋아서(?) 샌드위치 다 먹기 전에 사진을 찍었다. 너무 맛있어서 남친은 이미 반조각 뚝딱 해치운 상태였다.

 

 

 

 

 

배가 덜 찬 기분이 들어서 남친이 먹고 싶어하는 '단 것'을 하나 시켰다. 와플에 바나나 토핑, 메이플 시럽, 바닐라 아이스크림까지. 이렇게 13.45달러. 컹컹컹. 비싸다.

 

 

 

 

 

 

까페 야외석은 비로 젖은 상태라 사람들이 안에만 있었는데, 쇼핑몰에 있는 까페보다 웅웅거림이 적었다고나 할까. 사방이 통유리로 되어있어서 쇼핑몰이 주는 답답함이 없어 좋았다. 흐린 날씨에 바다또한 회색빛이었지만 그래도 여유롭게 까페에 앉아 있는 시간이 좋았다. 남자친구도 좋았던지 여기에 자주 오자고 했다.

 

 

 

 

 

 

 

 

 

(주차장에 있는 나무에서 시끄럽게 울던 새는 바로. 앵무새.)

 

 

 

 

 

(2016년 3월 27일 일요일)

#장보러 캐루셀, 한 주의 마무리는 코테슬로 산책으로

 

쇼핑의 뽐뿌로 의욕이 충만했던 남친은, 그가 원하던 나이키 모자를 사지 못하고 집으로 와야했다. 오랜만에 Carousel westfield 쇼핑센터에 갔지만 난 도통... 쇼핑이 싫었다. 호주 옷은 예쁜게.... 아니 내가 사고 싶은게 없다. 주로 구매하려고 하는 건 요가복이니까.. 일상복은 거의 안 보는 편이다.

 

이제 가을이고 해서 옷을 좀 봤는데, 생각보다... 아니 기대도 안 했었다. 별볼 것 없다고 남친을 득달하는 바람에 그가 단단한 두부무침처럼 삐졌다. 그는 화남을 맥도날드 밀크쉐이크와 감자튀김으로 해소하려 했으나, 캐루셀 푸드코트에 있는 맥도날드에는 밀크쉐이크를 팔지 않았다. 콜스에서 남친이 아이스크림을 사는 바람에, 우린 바로 집에 와야했다.

 

 

노스 퍼스 요가 스튜디오에 가서 요가 하기엔 시간이 좀 그래서 집에 와서는 [미움받을 용기] 책 정리를 하다가 잠깐 졸았다.

낮동안 애매했던 날씨가 나중엔 맑게 개어서 요가 하러 가기 아쉬운 뭔가가 있었다. 그래서 남자친구에게 바닷가 산책을 하자고 졸랐다.

그래서 어디로 갈까 하다가 코테슬로로 향했다. 아점으로 불닭 볶음면만 먹은 상태라서 조금 걷다보니 허기가 졌다. 그래서 가게에서 라떼와 BLT토스트를 샀다. 토스트를 구워줘서 바삭바삭하니 먹을만 했는데, 속에 든게 별로였던지 아니면 커피가 별로였던지 집에 와서 우리는 화장실에 들락날락해야했다.

 

 

 

 

(나는 필름으로 사진을 찍어서 증거물을 당장 내놓을수가 없다 ㅠㅠ

그래서 남친 사진 대신 올림)

 

PHOTO BY HESHER @ COTTESLOE BEACH, PERTH, WEST AUSTRALIA

 

 

 

코테슬로 산책로는 번버리 같은 기분을 들게 한다. 이곳이 훨씬 더 번화해서 사람이며 식당이며 많지만 말이다.

노을을 벗삼아 삼바 춤을 추는 세 커플을 보며 나도 삼바의 욕구가 생겼지만 우리 둘다 어떻게 추는지 몰라서 구경만 했었다.

 

다음엔 일몰 시간대에 이곳에 있는 레스토랑 한 곳을 가볼 생각이다.

 

 

 

(2016년 3월 28일 월요일)

#퍼스 근교 여행 - 란셀린 모래 언덕과 피나클스 Lancelin sand dunes & Pinnacles desert

 

 

오랜만에 2시간 이상 걸리는 장소로 당일치기 여행을 하고 왔다.

피나클스는 많이 들어봤었는데, 피나클스가 있는 남붕Nambung 국립공원에 가기 전에 란셀린이라는 곳에 들르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1차 목적지로 정했다.

 

 

 

 

 

 

집에서 출발하기 전에 간단히 김치찌개를 먹고 왔는데, 피나클스 가기 전에 란셀린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고 가고 싶었다.

란셀린 중심가(?)에는 iga 마트도 있고, 빵집도 있고 (open 7days 간판이 기억이 난다), 피쉬앤칩스 가게, atm 기계도 있다. 근처 공원에는 화장실이 있으니 필요한 것을 사고 벤치에 앉아서 먹고 화장실 다녀오기 좋다. 피나클스를 바로 가는 것보다 란셀린 들렸다 가는 것을 추천!

 

 

 

 

 

 

처음엔 사람들이 모래 서핑(?)을 하러 가는 곳이 어딘지 몰라서 타이어 자국만 있는 곳에서 우리 둘만 사진 찍다가 다른 장소로 향했다.

거의 대부분의 하루를 집, 요가학원, 마트, 집, 쇼핑몰, 집, 식당, 집, 바다, 집, 공장.... 이렇게 다니다가 생경한 장소에 오니 기분이 묘했다.

 

오늘은 모처럼 디카와 필카, 2개를 챙겨왔다. 모래가 하얗기 때문에 볼리비아에 있는 사막이 생각났다. 아직 가보진 못했지만... 거기에 진짜 가면 어떤 기분일까 상상해본다.

 

 

 

 

 

 

사람들이 주로 몰려있는 주요 장소를 찾아왔다.

 

현금과 젊음의 패기만 충만했더라면 저 모래 언덕위를 올라가 모래썰매를 타는 건데...

 

남친은 싫다했다.

난 현금도 얼마 없고, 저녁에 일을 가야해서 무리하기가 망설여졌었다.

 

모래언덕을 오토바이로 탐험(?)하는 사람들도 있고, 우리 커플처럼 그냥 보고 사진만 찍고 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왠지 아쉬었지만 피나클스를 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하기에, 이만 발걸음을 돌렸다. 바이바이.

 

 

 

 

 

피나클스 가는 길. 언덕을 깎아서 만든 길이라 그런지 로드킬 당한 동물이 이 구간에 유난히 많았다. 불쌍한 동물들...

 

 

 

 

종종 산불의 흔적이 남아있는 사막숲(?)이라 해야하나, 초원을 지나서 바다가 보이는 드라이브길로 나왔다.

 

 

 

 

 

 

 

 

입장료 12불. 차종와 인원에 따라 가격이 다름. 보통 일반 자동차는 12불만 내면 된다. 현금 꼭 준비하시길.

 

 

 

 

 

 

남붕국립공원 초입에서 가까운 바닷가. 행오버 배이. 행오버. 행오버라...

 

 

 

 

 

 

피나클스! 말로만 듣던 피나클스!

큰 기대를 한 건 아니지만, 실망할만한 곳은 아니었다. 터키의 카파도키아 축소판 같았다고나 할까.

 

특이한 바위모양들이 많았다. 사막.. 이다 보니 땡볕 아래에서 계속 걸어다니는게 싫다면 드라이브 라인을 따라서 한 바퀴 돌아 나오면 된다. 우리는 조금 걷다가 나중에는 차로 한 바퀴 돌고 나왔다.

 

 

 

 

 

 

 

 

 

 

 

(사진 아래 작은 돌은 드라이브 라인. 인위적으로 세워놓은 것임.)

 

 

 

 

(맨 위의 뿔이 배트맨 모양 같았다.)

 

 

 

밤 8시에 출근을 해야했기에... 피나클스와 가까운 행오버 베이에 잠깐 들렸다가 집에 가야했다.  

 

 

 

 

 

 

 

 

행오버 베이.. 정말 조용했다. 휴가가 끝나는 마지막 날이라 그런지. 오후라 사람이 별로 없었다. 누군가 그려놓고 간 하트를 찍고, 셀카를 찍고. 사진 몇 장만 찍다가 차로 돌아왔다.

 

 

 

 

 

 

 

 

 

 

(가운데 하얀 건 모래언덕. 특이하다. 저것만 저렇게 솟아있다니)

 

 

 

오고, 가고. 장거리 운전이나 단거리 운전 또한 남자친구의 몫. 내가 운전을 무서워하지 않는다면 좀 보탬이 될텐데.

2시간 이상 고속도로 달리는 건 피로한 일이다.... 옆에 앉아서 가는 사람도 마찬가지. 뭐 편하게 쉬어도 괜찮지만 그래도 남친이 너무 지루할까봐 잠들기가 그랬다.

 

집에 부지런히 오니 벌써 7시. 간단히 라면을 먹고 부랴부랴 출근을 했다.

피곤해서 일하는게 힘들줄 알았는데, 알짜배기로 보낸 이스터 데이 휴일을 생각하며 열심히 일했다.

 

돈을 또 벌어야 도옴 까페에 가서 있는 여유 좀 더 부리고, 당일치기 여행을 가는데 보탬이 될테니까.

추운 가을, 겨울이 오기 전에 어서 로트네스트 섬에 다녀와야겠다.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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