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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수다쟁이

마음이 만드는 드라마

Yildiz 2014. 6. 11. 02:39

서너번 읽어왔기에

눈 감고도 줄거리를

요약할 수 있는

책을 또 집어 들었다.

읽고, 또 읽은 책을

왜 읽기 시작했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 작가의 책을 읽다보면

새롭게 읽히는게 있어요." 라며

답할 수 있던게 몇 개월 전 같은데.

자꾸만 중요한 것을 잊게 되는 망각력을 회복하고자

혹은 용기 내서 못하는 것들을 대신 보상받는 기분을 얻고자 하는 것이었을까.

그런 이유로 읽기 시작한 책인데

그 글을 읽는 내 자신이 예전에 알던 내가 아님을 깨닫게 된 건

100페이지에 가까워져서였다.

내가 아닌 '그녀' 가

책을 대신 읽고 있었다.






너무 오래 시기하고 질투하다 보면
실제가 아닌 환상속에서 만들어 놓은
나와 그와 그녀의 역할놀이가 있다.

막장드라마의 기세등등함은
늘 결론없이 허망한 환상 가득을 수세어 놓는다.

이름이 없던 것에 이름을 붙여넣고
형체가 없던 것에 옷을 입힌다.

내가 만든 '그녀'가 결국
'나' 라는 또다른 역할임을 깨닫기까지 시간이 걸리지만

안타깝게도

그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곧바로

헤어나오기가 힘든
역할놀이.

마음이 만드는, 어두운 드라마.


그렇게 나는 나의 그림자를
형체만 큰 고질라로 키워놓고,

한편의 스릴러 영화로 만들어 놓았다.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그 무엇은
결국 내 안의 무엇을 보았을 뿐인데 말이다.


더이상 재방송도 싫고,

더이상 현재를 갉아먹는 거머리 같은

내 망상이 싫다.

그래서,


'닮아간다' 라는 생각보다
'바라본다' 라는 생각으로

내가 만들어놓은 연극무대를
관람하기로 한다.

지금껏 본 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지금으로도 나는 충분하다고.

여러번 되뇌이면서,

덤덤하게.

-p. 149

모든 역할은 허구의 자아의식이며, 그것을 통해 모든 것이 개인적이 된다. 그럼으로써 마음이 만들어 낸 '작은 나'와 그것이 연기하는 역할에 오염되고 왜곡된다.

-p. 152

에고는 왜 역할을 연기하는가? 제대로 조사해 보지도 않은 한 가지 가정, 한 가지 근본적인 오류, 한 가지 무의식적인 생각 때문이다. 그 생각은 '나는 충분하지 않다.' 라는 것이다.

<삶으로 다시 떠오르기> by 에크하르트 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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