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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One day trip to Bath ① 본문

2011 Sleepless days n nights

22. One day trip to Bath ①

Yildiz 2012. 6. 11. 22:39

 

 

영국에 오면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이 '맨체스터' 인데, 그 이유는 '지성 팍' 을 만나고 싶어서랄까.

박지성이 유러피언 리그에서 뛸 때부터 나의 로망이었다구!! 영국에서 우연히 박지성과 만나는거!!

 

하지만 막상 영국에 오니, 두둥.

'게을러서 못 갔다'는 말이 나오랴 싶겠냐만 사실이기도 하고.

 

리그도 끝났는데, 박지성 근처에 얼씬도 할 수 있겠나 싶기도 하고.

런던에서 당일 여행으로 맨체스터에 다녀오자니, 생각보다 먼 거리기도 해서.

 

그.래.서.

 

예기치 않게, 즉흥적으로

바쓰에 가는 왕복 버스표를 질렀다.

 

아무리 시차적응이 안되도 그렇지...

오늘은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아침 일찍 빅토리아역 구경하러 가면서 먹고,

역 안에 앉아서 커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가

호스텔에서 아침 주는 시간에 맞춰 설렁설렁 걸어 들어와

지하 식당에서

아침을 우걱우걱.

 

이리저리 벼룩처럼 왔다갔다하는 일정 때문에

헷갈렸는지, 개트윅 공항가는 버스표를 잘못 산 것을 뒤늦게 알았다.

 

버스터미널의 직원들이 출근하고, 개찰구를 열자마자, 줄이 길게 늘어섰고,

표를 바꾸려고 했더니만, 5파운드를 내란다.

 

아니 왜? 아직 날짜가 멀었는데?

제가 왜 5파운드씩이나 내야하죠?

 

"그거야, 우리는 원래 그렇게 하니까."

 

원래 그런다는데, 내가 뭔 할말이 있나.

개트윅 가는 버스표가 7.5 파운드인데, 5파운드까지 더 얹히면... 헐.

차라리 급행 기차표를 탈 걸 그랬다. 아우.

 

쓰린 속을 부여잡고, 바쓰 버스 못 타고, 어리버리 할까봐 열심히 차창 밖을 두리번두리번.

 

사람들이 많이 타서 자리가 없음 어쩌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버스 출발 전에 기사가 승객들에게 '뭐라 뭐라 쇨라 쇨라' 했는데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엠피 뜨리리리리~ 혀 굴리는 소리가

엠피 쓰리 듣지 말라는 건가 당황했다는.

 

더욱 당황했던 건 버스가 히쓰로 공항을 경유해 가는 거라서

잠깐 정차하고 출발하는데,

 

버스 기사가 시간은 말 안하고

어쩌고 저쩌고 900, 나인 헌드레드 란다.

 

뭐야!! 그런 시간은 교과서에서 배운 적이 없다고!

 

잔뜩 쫄았던 나는, 버스 놓칠새라

문이 열리자 마자 화장실로 돌진.

허겁지겁 달려와서 원래 자리에 앉아

버스 앞 시계를 쳐다보고 있자니,

아하, 빨간색으로 9:00 시각이, 나인 헌드레드. 구나. 싶다.

아하하. 그런거군.

  

 

 

 

 

바쓰에 가면 뭐하지?

별 생각없이 가는 건데, 버스 안에서 바라보는 차창 밖 풍경은

심심하기도, 그래도 지지리 궁상 떨지 않아도

가만히 시선을 두며 시간을 보내기에 여유롭고 한가한 놀음이었다.

 

 

 

 

길가에 있는 집 중, 창가에 피노키오 장식이 눈에 띄었다.

 

 

 

흐린 날이지만 그래도 안개와 비구름이 싫진 않았다. 그냥 보이는 그대로,

왠지 아늑하고 푸근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었다.

 

 

 

곧이어 옹기종기 모여있는 오랜 주택들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버스가 휙휙 지나가서 제대로 사진에 담지 못했다. 

 

 

 

으흠, 바쓰는 이런 곳에 있군!

한껏 기대에 부풀어 도착한 버스터미널.

 

그런데, 막상 도착하고 보니 어떻게 가야할지

모르겠는 낙동강 오리알 신세.

우선 가까운 기차역까지 걸어가보고.

안에 들어가서 지도를 하나 얻고, 

 

 

 

걷다보니 쇼핑 건물이 주르륵. 시골마을이라 생각했거늘

이렇게 깔끔한 거리가 있을 줄이야. 아까 봐온 시골 풍경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었던 거리.

 

 

 

많은 사람들 틈속에서 걸으며 느낀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들이 나온 바쓰 주민들이 아닐 거라는 사실.

 

이렇게 흐린 날에도 거리에는 관광객들이 빼곡히 거리를 메우며 걷고 있다.

 

 

 

눈길을 끄는 상점들이 많았는데, 그 중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365일 파는 듯한 가게 외관이 눈에 들어왔다.

 

 

 

가게 이름도 그럴듯. December 25th.

 

 

 

바쓰 온 김에 점심을 좀 그럴듯하게 먹고 싶었으나,

영국에서 한번 피쉬 앤 칩을 먹어보자 싶어

나름 오랫동안 운영해온 것 같은 가게에 찾아왔다.

 

왜, 이리 영국인들 앞에서 영어로 말하는게 떨리는지.

안에서 먹겠다고 말하곤 주문했는데, 내가 찜한 자리를 할머니들이 앉아버리자

양보하자는 의미해서 밖에서 먹겠다고 했는데, 주인 아저씨는 나를 답답해하고.

 

 

 

그런 나를 보던 서빙하는 아줌마는 '여기 있어요, 달링' 하며 음식을 주셨는데,

난 여전히 입은 삐쭉 나와서는. 흥.

 

세상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그런 사람들이 내게 뭐라하고 무시한다고 해서

굳이 신경 쓸 필요는 없지!

 

라며 스스로 위로해보지만,

'버스 타고 오는 길만 좋았어!' 라고

투덜거리면서 먹다가

 

결국 내 혓바닥에 바늘이 돋았다.

튀긴 것만 먹다보니 어느새 바늘이. 또잇또잇.

 

으잉. 이 질리는 음식을 왜 먹는 걸까.

아니면, 못된 내 성격에 혓바늘이 돋았는지도. 흑.

 

 

-어리버리 바쓰여행, 계속...

(Bath 왕복 버스비 20.2 파운드

피쉬 앤 칩 8.95 파운드 - 후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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