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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3일째, 파리의 거리에서 마주친 것들 본문

2008 방랑기/Paris

파리 3일째, 파리의 거리에서 마주친 것들

Yildiz 2009. 3. 30. 03:43


파리에서의 마지막 날! 2008년 5월 22일 목요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방문은 다음으로 미루고(언젠가 다시 파리를 여행할 때),
오늘 목표로 둔 방문지는 노트르담 대성당, 유럽 사진 미술관, 퐁피두 센터, 에디트 피아프 박물관이다.
... 이렇게 네 곳이었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노트르담 대성당만 실컷 보고, 다른 곳들은 방문 실패... 이들도 다음을 기약할 수 밖에.
'마음대로 안 되는 게 여행이다' 싶게  인자하게 넘어가자!  ^. ~
원하는 곳을 방문하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런 아쉬움이 없다면 여행의 매력을 어디서 찾겠노~~ (그렇죠잉~ㅋ)
 
노트르담 성당 이야기는 다음 페이지에 맡겨 두고, 이번 장은 '파리 방랑기' 랄까.
거대한 건물들, 작품들로 이루어진 이야기가 아닌
꽃과 집과 사람 풍경으로 이루어진 사진 이야기.
 


노트르담 성당 찾아가는 길에 발견한 분수대!
거듭 강조하지만, 처음 발을 내딛는 유럽에서 이런 사소한 것들 조차
내겐 '전혀 사소한 것이 아님' 의 유적이나 마찬가지였기에.
혹여, 이게 유명한 그 어떤 것이였다, 아니더라 하더래도
가이드 북 없이 다닌 나라서, 사전 조사 없이 온 여행이라서
나는 훗날의 공부로 예약만 해두었을 뿐이고.

프랑스인 앞에선 한없이 작아지는 나. 떠뜸거리며 "까아푸치노, 플리즈으"

파리의 거리를 걸으며 낯설게 다가온 것 중 하나는 야외 테라스에 무수히 나열된 테이블, 의자, 그리고 커피를 홀짝 거리며 마시는 사람들.
어떤 여행 에세이에서 얼핏 본 구절 중에 잊혀지지 않는게 있는데 대충 이런 얘기다.
"진정한 여행자는 그 곳에서 현지인처럼 보이는 사람이다"

파리의 어느 노천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일간지를 보면서 여유를 부리며
진정 그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처럼
배경 속에 쏘옥 들어가 어색해보이지 않는 여행자.

...하지만 나는 밖에서 여유롭게 앉아 커피를 마시기엔... 당당하지 못해서
카페 안에서 마셨다. 홀짝 홀짝.

갑자기 생각나서 하는 말인데,
태국에서 동갑내기 남자애를 만났다. 군대에서 제대하자마자 여행왔다는데,
아직 짧은 머리에다가 드래드 머리를 따고, 피부도 좀 타서
마치 태국인 같았는데, 히히히.

어디든 여행하는 곳에서 잘 적응하는 건 좋은 것 같다.
가끔 여행하는 중에도 내가 인도나 다른 곳을 여행하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그곳에서 나는 어떤 모습으로 다닐까. 즐거운 상상이다. ㅎ



쎄느강...
쎄느강을 보자
홍세화씨의 저서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가 문득 생각났다.
홍세화씨 강연에 갔다가 퀴즈를 맞춰서 싸인과 함께 받은 책.
아직 읽지 않아서 제목만.
한국가면 꼭 읽어야지. ㅎㅎ
 

노트르담 성당 가는 길에 까페 들르고
그리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거리의 화원!
꽃들이 너무 예뻐서 발길을 돌려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ㅎㅎ
 

 

 
아.. 정말 예쁘다!! 탄성이 절로 나오게 했던 거리의 꽃들. ㅎㅎ

 


아기자기한 장식을 파는 가게를 발견!

앞으로 가던 발걸음을 돌려서 미지의 골목으로 향하다.

 골목으로 들어가자, 꽃집과 여러 장식품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었다.


 

 

 마치 인사동에 나열된 것들이 고스란히 놓여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달까?


 

 

이 곳을 실컷 구경한 뒤, 노트르담 성당 방문했다. ㅎㅎ

아래 사진들은 사진 미술관에 가기 위해서 길을 헤매던 중에 찍은 사진들...
 

벽에 뭐라고 낙서해놓은지는 모르겠으나, 나쁜 뜻은 아니기를... =)
파란색 페인트칠이 해진 문 왼쪽편을 보면
검은 고양이 한마리가 당신을 노려보고 있는 걸 볼 수 있다.
비록 세월의 틈을 타 희미해져가고 있지만...

길을 가던 중에 오래된 건물 한 쪽 벽에 칠해진 벽화를 발견했다.
나름 느낌이 좋았달까. 칙칙해보일 수 있는 거리에 더해진 색감이 좋았다.
그 자유로운 표현 또한.

다시 한번 꽃집 발견!!
꽃 한다발 사면 더욱 기분이 좋겠으나,
그냥 바라만 봐도 행복하므로
공짜로 얻은거나 마찬가지다. ㅎㅎ


 

보라색 테마의 가게 발견!
뭐하는 곳인지 한번 들여다보기라도 할 것을.
건물의 흰색과 가게의 보라색이 조화를 이뤄서
한층 더 개성있어 보였다.

 

 
"못 찾겠다, 꾀꼬리~"
고대하고 고대하던 사진 미술관을 찾지 못하고는
(그 누구에게도 길을 묻질 않았네-ㅅ-;)
길을 따라 흘러가던 중에 시위대를 발견했다!
이제 막 시작을 위해 사람들이 모이나보다.
도로의 차들은 온데간데 없고,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기 시작했다.
'와우, 이것 참 흥미롭구낭.' 하면서 나는 연신 사진을 찍어댔다.

 또 흥미로웠던 점은 젊은 사람들이 아닌 중년층으로 시위대가 구성되어있다는 거였다.

아저씨는 신호등의 남자처럼 자세를 취하고 있네. ㅎㅎ

 우리나라에서 집회를 한다치면 전경들이 거리에 쫙 늘어서는데
그런 위화감 조성은 그닥 눈에 띄질 않았다. 조용히 전개될 시위인가?

 불어 모르니 패쓰.
단어 하나, 눈치로 알겠는건 Liberte. 자유.. 뿐.. ㅎㅎ

 마침 길가에 카메라 가게가 있었는데, 유명한 곳 인것 같았다.
오래되어 보이는 카메라 컬렉션이 전시되어 있었다.

 나도 자전거 위에서 편안히 구경하고 싶었지만
앞에 서 있는 사람들에 시야가 가려져서... 어쩔 수 없이 포기. ㅎㅎ




 어느덧 거리를 메운 사람들!
전단지를 나눠주고, 스티커도 나눠주고
나도 엉겹결에 하나 달라고 해서 받았지만 불어를 모르므로 그냥 가지고만 있었다.

 사진 속에 이들이 불을(?) 피웠지만
전혀 위험하진 않았습니당 ㅋ
그냥 형식상 몇 개 빨간 불 위로 피워올린거 같았음둥. ㅎㅎ

 

사진 가운데 사르코지 대통령

 거리에서 나를 반겨준 사르코지 대통령.
 "봉~쥬르!!"


나이 지긋한 분들이 대거 길에 나와 시위를 하다니. 무슨 이유일까?
궁금해서 어떤 아저씨께 물었다.
음... 사실 그 아저씨의 영어를 제대로 못 알아 들은 감도 없진 않지만
사르코지 대통령이 고용 상한 나이를 더 낮춘다고 했다나...
 

시위행렬은 생각보다 꽤 길었다.
그런데,
시위대를 거슬러 올라가다가 재밌는 광경을 발견했다.


트럭위에서 랩을 하던 흑인 여자
그리고 샛노란 머리의 이 남자...
 

모자이크 처리 해야할까요?


한국이었다면, 눈을 어디다 둘지 몰라 민망해했을 텐데,,,

뭐, 여기는 파리이니까.

길고 긴 시위대의 행렬

이젠 시위하는 것도 볼 만큼 봤다 싶어서 서둘러 향했던 퐁피두 센터
쉬는 날을 확인하고 왔는데도
퐁피두 출입문은 모두 굳게 닫혀있었다.
오우, 이럴 수가. 
 

허탈한 마음에
혼자 오랜시간을 앉아있었다...

그 다음 향한 곳은 에디트 피아프 박물관!
우연히 극장에서 본 "라비앙 로즈" 영화에 무한한 감동을 받았던 터라,
손바닥만한 지도에 조그맣게 '에디트 피아프 박물관' 표시만 보고
나는 그 근처로 향했다.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알아왔다면 좋았을 것을...
그 근방에서 사는 현지인들에게 물어봤지만,
다들 모른다고 고개를 저었다.
아, 내가 잘 못 온건가? 사진 미술관, 퐁피두 센터에 이어 에디트 박물관 방문도 실패. 윽.

쓰린 가슴을 안고 민박집으로 향하던 중에
메트로 환승역 통로 한가운데에서 캐논을 연주하고 있는 여섯여명의 학생들을 발견했다.

이 순간 만큼은
여행자가 아닌
그 공간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고 싶었고
비록 스틸 사진은 없지만
답답한 먼지로 가득 찬 공간을 메운 특별한 연주는
눈이 아닌 마음으로 기억되고 있다...

거진 일년이 다 되어가는 경험담이지만
아직 생생하게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을 보면
난 그 순간을 매우 사랑했었나보다.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시위대 때문에 도로 위에서 몇 시간이고 정체되어있었다는
직원오빠님의 얘기에
나는 혼자 지긋이 웃었다.

그리고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기차표를 내일로 미룬 것은 잘한 선택이라고.
어차피 그렇게 되어 있었거다.

이 날 철도파업도 있었다고 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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