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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방랑기

The first day in Sevilla

Yildiz 2011. 7. 16. 00:59


 



마드리드에서 세비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옆 통로 좌석에 앉아 계시는
할머니가 나를 보시더니
한 말씀하셨는데,

몇 개의 단어와
현재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컨대,

"세비야에 거의 다 왔으니
이제 신발을 신으세요."
라는 뜻 같았다.

할머님의 말을 눈치껏 알아듣고
신발을 신은 나는
스페인어를 알아듣는
동양인으로 여겨지는 것 같았기에.

할머니의 이런 저런 말에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깔깔 웃는데,

나도 따라 웃어야 하나.
잠시 고민했었던...



  

세비야에 도착 후.

타고난 방향감각을 믿고
정체없이 걷다 보니,

2시간을 길에서 헤매고는
어렵게 호스텔에 도착했다.



호스텔 근처의 복잡한 골목
 어느 건물 벽에
대형 달팽이가 하나 붙어있다.

정말, 센스 돋는다.





     

론리 플래닛에 나온 추천 타파스 바를 찾아갔으나,
가게 안에 손님이 가득 있는 것을 보고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다.

혼자 먹는게 두렵진 않으나
발 디딜 틈 없는 곳에서
홀로 몸을 지킬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해서.


그래서 좀 더 위쪽에 있는 타파스 바로 찾아왔다.



천장에 걸린 하몬은 무지무지 먹음직스럽고.
가게 가득한 앤티크한 소품들, 액자들은

이 가게의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았다.

못 마시는 맥주 하나 시켜
반도 못 마시고 남겼다.



        

가게에서 나와
발길 닿는 대로
거리를 걷다.

멋모르는 곳을 걸어 갔다가
해가 지니
왔던 길을 되돌아오다.



     


호스텔을 찾아가는 길에
정말 우연히.

까미노에서 만났던
한국인 부부님과 재회를 했다.

또 이런 인연이!


부부님은 포르투갈 여행때
우연히 마르코스를 만났다고 하신다.


금세 어두워져서
호스텔을 찾을 수 있을까
걱정되어

서둘러 인사 드리고
다시 걸음을 재촉한다.




  

호스텔이 어딨는지 모르겠어서
마음이 급해진다.

1.5리터 페트병에
남은 물들이
뛸 때마다
찰랑찰랑 거린다.


생수통 옆구리에 끼고
뛰고, 걷다 시피하는
내 모습이 웃겼던지.

스페인 남자 두 명이
배꼽잡고 웃는다.

이런. xx
난 무섭다고!!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받으며 길을 헤매서
무척 지쳤었지만,

밤이 주는 시원함에
더위 따윈
금방 용서가 된.

세비야의 첫 날.


-2008년 7월 9일, Sevilla, Sp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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